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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고금리 특판 경쟁 '재점화'…'첫판' 갖고 장난질이냐

SBS Biz 오서영
입력2023.05.19 14:38
수정2023.05.24 15:21

[특판 적금 (자료=동서울농협 공식 블로그)]

최근 새마을금고와 농협 등 상호금융권을 중심으로 다시 고금리 특판을 앞세운 수신 경쟁이 재점화된 모습입니다.

지난해 11월 이후 잠잠했던 시중은행들까지 가세하는 형국입니다. 

지난 10일 5.7%의 특판 적금을 내놓은 동서울 농협은 100억 원 한도 소진으로 현재 적금 신청을 조기 마감했습니다. 

별다른 가입 조건이 없자 적금 신청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의 한 새마을금고도 지난 16일부터 한 달간 6% 정기적금 특판 판매를 시작했습니다. 

연 5% 이상 특판 적금 출시 이어져…지난해 이어 또 경쟁?
IBK기업은행은 19일부터 IBK중기근로자우대적금 신규 고객에게 최고 연 5.7%의 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우리은행도 지난 17일 최고 연 5.5%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 퍼스트 정기적금'을 출시했습니다. 

지난달 DB저축은행은 최고 연 7% 금리의 정기적금을 내놓고 이달 말까지 신청받고 있습니다. 

DB저축은행 관계자는 "조건들이 있다 보니 빠르게 소진되지는 않는다"며 "신규 고객 확보 차원"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은 예·적금뿐 아니라 은행채 발행이나 외부 계열사 증자를 통해서 조달할 수 있지만, 저축은행 등은 현재 시장 상황으로 별도 자금 조달이 수신을 통하는 방법 외에 크지 않다"며 "금리를 인상하는 건 인터넷 은행 등에서 자금을 빨아들이는 효과가 있는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중은행도 선제적으로 자금 확보에 대한 움직임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왜 열 올리나 봤더니…은행권 '머니무브' 본격화 

지난 11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지난달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은행의 수신 잔액은 41조6천억 원이나 급감했습니다.

지난달 은행의 수신 잔액은 2천204조9천억 원으로 지난 3월 말보다 대폭 감소했는데, 감소 폭은 전달 2조 원에서 13조4천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특히 지난달 자금 흐름을 보면 은행 수신은 감소 폭이 확대된 반면 자산운용사 수신은 증가 전환했습니다. 시중자금이 예금보다는 수익률 높은 단기 금융 상품들로 이동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한국은행은 이 자료에서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자금이 부가가치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으로 유출된 데다 지자체 자금도 인출되면서 상당폭 감소, 정기예금은 가계 자금 유입이 지속됐으나 법인자금 유출이 이어지면서 전월에 이어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판 경쟁 속 '낚시' 여전…전문가들 "주의 필요"
하지만 겉으로는 고금리이지만 사실상 각종 조건을 붙이는 '무늬만 고금리'인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DB저축은행과 우리은행의 고금리 적금 모두 '신규 고객' 대상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상품입니다. 기업은행은 중기 근로자 대상으로만 판매합니다. 

다음 달 1일부터 9.9% 금리의 정기적금을 선착순으로 판매하는 인천의 한 새마을금고는 '장기저축공제'와 '생명공제 가입'이라는 조건을 내걸기도 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신규 고객을 확보하면 잘 관리해서 부수적인 상품도 권할 수 있고 묶어두는 일명 록인(Lock-in) 효과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교수는 "10%에 유혹당해서 실질적으로 보험 가입 등을 후회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소비자들은 금리에 유혹당하지 말고, 해당 조건들이 불필요하거나 부담스러운 것은 아닌지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렇게 고금리를 준다고 하는 상품은 전부 다 미끼, 낚시 상품으로 대개 조건이 매우 까다롭고 이행하기가 어렵다"며 "금리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상품에 가입하면 실수할 수 있으니 조건을 꼭 확인해 보고 주의해서 가입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지난달 4일 금융당국도 은행권 특판 상품의 우대금리 지급요건이 숨겨져 있어 오인 가능성이 큰 상품은 현장점검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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