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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채권 파킹 거래' 증권사 정조준…증권가 바짝 긴장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5.19 11:15
수정2023.05.19 15:18

[앵커]

금융감독원이 증권사들의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신탁 상품 운용 실태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습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그동안 암묵적으로 인정돼 온 불합리한 채권거래 관행을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조슬기 기자, 증권사들이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신탁 상품을 부적절하게 운용했다는 건가요?

[기자]

금감원이 최근 하나증권을 대상으로 랩어카운트와 신탁 운용 실태 전반을 살피는 수시검사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특히, 신탁과 랩어카운트에 담긴 자산 대부분이 채권이라는 점에 착안해 그간 업계에서 관행처럼 여겨 온 불건전 영업행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채권 파킹 거래'인데요.

채권을 사들인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채권을 펀드에 바로 담지 않고 구두로 채권 매수를 요청한 증권사 브로커에 잠시 보관(파킹)하도록 한 뒤 시간이 지나고 나서 결제하는 방식입니다.

금리가 내리면 채권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기관과 브로커 모두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어, 일종의 '품앗이'처럼 채권은 낮은 금리(비싼 가격)에 서로 사주는 겁니다.

문제는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격이 내려 손실이 컸고 채권형 랩어카운트·신탁 상품에서도 평가손실이 크게 발생했습니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단기 채권형 상품에 장기채를 넣어 '만기 불일치' 운용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앵커]

다른 증권사들도 긴장하고 있다고요?

[기자]

하나증권만의 문제가 아니라서입니다.

상당수 증권사가 관련돼 있고 10여곳 정도는 평가손실을 크게 입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다만 올 들어 금리가 하락하면서 이 같은 평가손실은 상당 부분 해소됐지만 부적절한 운용 방식에 대해서는 금감원의 지적을 피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은 채권 파킹 거래와 함께 악화된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자사 펀드나 고유 계정을 동원한 자전 거래에 나서지는 않았는지 등 일련의 '짬짜미 거래' 행위를 이번 기회에 세밀히 들여다볼 계획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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