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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가기 힘들어진다?…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난기류

SBS Biz 김정연
입력2023.05.18 17:45
수정2023.05.19 08:19

[앵커] 

EU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독과점 우려를 지적한 노선은 파리와 로마, 바르셀로나와 프랑크푸르트입니다. 

인기 여행지 노선 슬롯 일부를 반납해야 할 수도 있는 대한항공으로서는 고민이 더 커졌습니다. 

김정연 기자, 대한항공이 유럽 노선 슬롯을 반납하게 되면 국내 항공 산업 경쟁력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까. 

[기자] 

국내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제외하면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항공사가 거의 없는데요.

양사가 이 유럽 슬롯들을 반납하면 대부분 외국항공사들이 가져가게 되기 때문에 국내 항공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또 유럽 슬롯을 반납해 EU 심사를 통과하더라도 현재 심사 중인 미국과 일본도 이번 EU의 판단을 보고 대한항공에 자국 노선 슬롯 반납 등의 시정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서 대한항공은 이미 영국의 승인을 받기 위해 영국 슬롯 17개 중 7개를 영국 항공사에 넘겼고 중국에도 슬롯 9개를 반납했습니다. 

[앵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합병되면 국내 항공사가 운항하던 유럽이나 미국 등 노선이 외국항공사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건데, 소비자들에게 불리한 점은 없습니까? 

[기자] 

먼저 장거리 노선 직항 항공권이 줄어 경유 불편함이 커질 수 있고요.

항공권 취소와 환불 관련 소비자 분쟁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외국항공사는 국내 항공법을 적용받지 않고 국내에 지사가 없는 경우도 많아 환불 절차가 까다롭고, 기간도 국적사보다 길게 소요됩니다. 

또 유럽이나 미국은 항공권 가격이 높아 마일리지를 많이 쌓을 수 있는 노선인데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쌓아오던 소비자들은 대한항공과 같은 마일리지를 적립할 수 있는 에어프랑스와 델타항공 등을 이용하지 않으면 마일리지를 더 쌓을 기회가 줄어듭니다. 

물론 대한항공이 유럽 노선 슬롯을 반납하지 않는다면 독과점으로 인한 항공권 가격 상승 우려가 남긴 합니다. 

우선 대한항공이 EU에 다음 달까지 어떤 시정조치를 제출할지, 슬롯을 반납하게 된다면 얼마큼 반납할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EU 말고도 미국과 일본 등 다른 해외 경쟁당국 심사들이 아직 남았는데 갈길이 멀어 보입니다. 

인수가 늦어지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기자] 

3년 전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시아나항공과 아직까지 소송을 진행 중인데요.

아시아나 매각 주체인 산업은행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을 최대한 빨리 매각해 자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인수가 늦어질수록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도 더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아시아나의 부채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2000%로, 지난해 말보다 더 커졌습니다. 

대한항공도 합병을 위해 지난 2년 간 자문료만 1000억 원 이상을 지출했는데, 합병 절차가 지연되면 관련 비용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앵커] 

김정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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