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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페이보다 더 떼간다?…카드업계, 삼성페이 수수료에 '속앓이'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5.15 16:50
수정2023.05.16 10:06


최근 삼성전자가 카드사들에 삼성페이의 기존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공문을 발송하면서, 재계약 시 수수료를 부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3월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가 현대카드에 수수료를 받는 것과 마찬가지지만,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 안을 수 밖에 없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0일 카드사에 '8월 10일 이후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삼성전자와 각 카드사가 개별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드사들은 지난 2015년 8월 삼성페이의 국내 서비스 출시 이후 매년 삼성전자와 별도 재협상 절차 없이 자동으로 계약을 연장해왔습니다. 기존에 체결한 계약 내용에서 바뀌는 부분이 없는 만큼 매년 1년 단위로 연장됐다는 게 카드업계 설명입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습니다. 제휴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는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도입된 영향이 컸습니다. 현재 애플페이는 제휴사인 현대카드에 0.15%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간편결제사들이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던 것과 다르게 시장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측은 "현재는 계약을 연장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공문만 발송했고 그 이후 진전된 부분은 없다"며 "이와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선 애플페이와 같이 0.15%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여기에 추가로 이용률에 따른 수수료율을 차등적으로 부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지만, 실제 논의된 바는 없다는 게 삼성전자와 카드업계 설명입니다.

카드사들은 규모의 차이일 뿐 수수료를 부담하는 건 기정사실화됐다는 분위기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정확한 수수료율 수준은 향후 계약 연장 과정에서 드러나겠지만 애플보다 적진 않을 것"이라며 "쉽게 말해 카드사 입장에선 내지 않던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어서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은행 조사결과 지난해 하루평균 간편결제 이용금액은 7천326억원입니다. 이 중 약 40%가 삼성페이 이용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1건당 수수료율을 0.15%로 받으면, 카드사들은 하루에만 4억4천만원을 내야 하는 셈입니다. 

애플페이와 같은 수준의 수수료율을 적용해도 카드사 입장에선 부담이 더 클 수밖에 없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63%, 애플이 34%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납니다. 사실상 삼성페이 이용자가 압도적이란 이야기입니다.

향후 카드사들의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경우 결국 영향을 받는 건 소비자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선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할 때 기존에 비해 혜택이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회성 프로모션과 같은 마케팅도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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