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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10억원 넣고 이자 받는 찐부자 누구일까?

SBS Biz 이한승
입력2023.05.15 08:14
수정2023.05.15 11:54

잔액이 10억원이 넘는 고액예금이 증가하면서 이들 계좌의 총 예금 규모가 8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정기적금·기업자유예금·저축예금) 가운데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은 796조3천480억원이었습니다.

이는 지난해 6월 말(787조9천150억원)과 비교하면 8조4천330억원, 1.1% 늘어난 것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한 것입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조6천260억원, 3.5% 증가했습니다.

한국은행은 매년 반기마다 예금규모별 계좌수와 금액을 집계해 공표하는데, 10억원 초과 고액 예금 계좌수는 지난 2021년 6월 말 8만4천 계좌, 2021년 말 8만9천 계좌, 지난해 6월 말 9만4천 계좌에 이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9만5천 계좌로 늘었습니다.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 잔액은 2017년 말 499조1천890억원에서 2018년 말(565조7천940억원) 500조원을 넘어섰고, 2019년 말(617조9천610억원)에는 60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어 2020년 말 676조1천610억원에서 2021년 말(769조7천220억원)에는 700조원 선마저 뛰어넘었고, 지난해 말에는 80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억원을 초과하는 고액계좌를 종류별로 보면 정기예금이 564조5천460억원으로 1년 전(509조8천150억원)과 비교해 10.7%(54조7천310억원) 증가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기업 자유예금은 234조7천850억원에서 219조8천900억원으로 6.3%(14조8천950억원) 감소했고, 저축예금은 24조4천480억원에서 11조5천250억원으로 52.9%(12조9천230억원) 줄었습니다.

기업 자유예금은 법인과 개인기업의 일시 여유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 저축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결제성 예금입니다.

즉 지난해 개인과 기업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이율이 낮은 저축예금이나 기업 자유예금보다는 예치기간을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등으로 몰려간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같은 고액 정기예금으로의 쏠림 현상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7, 10월 두번의 '빅스텝'(기준금리 0.5%p 인상)을 단행하면서 금리 인상 랠리가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고액 정기예금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한국은행이 지난해 7월과 10월 두 번의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는 등 금리 인상 랠리가 계속됐기 때문이다.

다만 10억원 초과 고액예금의 전년 말 대비 증가율은 ▲2017년 말 7.2% ▲2018년 말 13.3% ▲2019년 말 9.2% ▲2020년 말 9.4% ▲2021년 말 13.8% 등에서 지난해 말 3.5%로 둔화했습니다. 

지난해 10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한 자금 경색 등으로 대출금리가 치솟아 이자 부담이 늘어나자, 기업들이 보유예금 일부를 대출을 상환하는 데 썼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들어서는 자금 경색이 어느 정도 풀렸고, 대출금리도 내려가고 있어 기업 고액예금은 다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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