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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몸값 너무 높다"…롯데카드 매각 여전히 '난항'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5.12 17:49
수정2023.05.12 21:36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몸집을 줄인 롯데카드가 여전히 본체 매각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카드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데다 3조원에 달하는 몸값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지난달 맥쿼리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를 통해 롯데카드가 보유한 로카모빌리티의 지분 100%를 약 4천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롯데카드의 교통카드 자회사인 로카모빌리티는 선불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로 캐시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통카드 시장에서 티머니에 이은 시장점유율 2위 사업자입니다.

로카모빌리티 매각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선 롯데카드 매각이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롯데카드는 지난해에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매수자를 찾진 못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카드 매각 이야기가 어제 오늘 일이 아닌 만큼 상황이 크게 달라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시장 금리가 여전히 높아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로카모빌리티 분리매각으로 시장에선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의 매각가를 2조7천억원대 안팎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군으로 꼽히는 곳은 지난 2019년부터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하나금융과 카드업계 '1위' 도약을 노리는 KB금융입니다. 이밖에 우리금융도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우리은행이 롯데카드 지분 20%를 보유한 2대 주주이기 때문입니다.

5대 금융지주 중 3곳이나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론 매각이 빠른 시일 내 이뤄지긴 쉽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올해보다 시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분리매각을 통해 본체인 롯데카드 매각이 활기를 띨 것이란 기대도 나왔지만 1분기 카드사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악화된 것이 인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라며 "금융권에선 비용절감이 최우선인 상황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긴 쉽지 않다"고 봤습니다.

롯데카드의 순자산가치는 실사를 통해 평가해봐야 하지만 시장에서 거론되는 2조7천억원대는 여전히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서 교수는 "MBK파트너스가 더 높은 이익을 내야 하기 때문에 실제 가격보단 높은 수준으로 책정됐을 것"이라며 "(매각) 시점은 올해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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