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파운드리 6년…TSMC엔 있고 삼성전자엔 없는 것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5.12 17:16
수정2023.05.14 09:29
"우리에게는 경쟁사가 줄 수 없는 '신뢰'라는 가치를 줄 수 있습니다." (웨이저자 대만 TSMC CEO, 11일(현지시간) 기술심포지엄 개회사에서)
"5년 내 TSMC를 기술로 따라잡겠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4일 카이스트 강연에서)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대만의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서로 견제에 나섰습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는 12일로 출범 6년을 맞이한 가운데, 경계현 사장의 발언대로 5년 이내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를 앞지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립니다. 업계에서는 인재 양성, 기술력, 고객사 확보가 중요한 키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인재 양성 사활걸어야…TSMC 7만명 vs 삼성 2만명
TSMC와 삼성전자는 임직원 수에서부터 격차를 보입니다. TSMC의 지난해 연간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말 임직원 수는 7만3090명에 달합니다. 그 중 석박사 비중은 꾸준히 증가해 3만7200명에 달합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메모리 사업부, 시스템LSI, 파운드리 사업부 등 전체 반도체 사업부 전체 임직원 수가 7만1천명입니다. 파운드리 사업부 인력만 보면 TSMC의 3분의 1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TSMC는 지난 2년 연속 약 8천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고 두자릿수 임금 인상률을 이어가며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었습니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는 여전히 인재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는 매년 1600명 규모(2020년 기준)의 인력 공급이 필요하지만 대학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전공자는 650명에 불과합니다. 석·박사급 인재는 150명 수준에 그칩니다.
삼성, TSMC에 1·2년 뒤처진 기술력
기술력 부분에서도 삼성전자의 3·4나노 기술력은 TSMC와 비교했을 때 2년 가량 뒤처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전자는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기반으로 TSMC와 격차를 줄이겠다는 방침입니다.
지난해 6월 GAA 구조의 3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고, 2025년엔 2나노, 2027년엔 1.4나노 양산에 적용할 예정입니다. 반면 TSMC는 2나노 양산부터 GAA 구조를 적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 사장도 지난 4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강연에서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다"며 "2nm(나노미터) 공정이 들어오는 시점부터는 삼성전자가 앞설 수 있다"고 5년 안에 TSMC를 앞설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TSMC "경쟁 아닌 공생" vs 삼성 "반도체 설계·생산 모두"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고객사 확보도 중요하지만 TSMC가 언급한 '신뢰도'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TSMC가 애플, AMD, 퀄컴 등 고객사들에게 경쟁이 아닌 '공생'을 강조하며 위탁생산 물량을 따오는 사이,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와 생산을 병행하고 있어 기술 유출 우려가 매번 나오는 상황입니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큰 손' 부품 고객사이기도 하지만 스마트폰에서는 아이폰 대 갤럭시 구도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반도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의 경우 설계 기술 유출 우려 등으로 파운드리 사업만 하는 TSMC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사업 구조 특성상 TSMC 시장 지위를 완전히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합니다.
최근 TSMC는 최근 올해 출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15 칩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애플의 아이폰, 맥북뿐만 아니라 전기차 차량용 반도체 수주도 느는 추세입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15.8%에 그쳤습니다. TSMC의 시장점유율은 60%에 가까운 58.5%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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