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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주가폭락 연관 없다더니…김익래 왜 고개를 숙였을까?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5.11 13:11
수정2023.05.11 14:00

[앵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직전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던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지난주 돌연 회장직을 사퇴했습니다. 

주주와 개인투자자를 향한 사과와 함께 당시 매도로 얻은 수익 600억 원의 사회환원도 약속했는데요. 

이번 사태와 관련 없다던 김 전 회장의 '초강수'에도 불구하고 김 전 회장과 키움증권을 향한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합니다. 

김 전 회장의 사퇴와 사과 배경을 김동필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김동필 기자, 김 전 회장의 돌연 사퇴 발표, 전혀 예상밖이었어요? 

[기자] 

지난주 목요일이죠. 

김 전 회장은 지난 4일 오후 6시 45분에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고 사퇴의사를 전했는데요. 

불과 하루 전까지 거래명세서를 공개하고, 이번 사태 배경이라고 지목했던 라덕연 대표를 고소하는 등 주가폭락연루 의혹을 적극 반박한 점을 감안하면 너무 갑작스럽다는 평갑니다. 

다만 김 전 회장은 사퇴 배경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데 따른 책임감을 말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김익래 /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 :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이렇게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을 두고 계속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고요? 

[기자] 

대국민 사과와 함께 사퇴라는 초강수를 뒀음에도 이번 의혹이 오히려 커지고 있는 분위기인데요. 

매도 시점이 너무나도 절묘해서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계속 풀리고 있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퇴 당시에도 이에 대한 질문은 일절 받지 않고 곧바로 퇴장하면서 의혹은 더 짙어졌습니다. 

업계 안팎에선 김 전 회장이 주가가 '이상 급등'하는 것과 차익결제거래(CFD)가 과도하게 늘어나는 걸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고 보고 있는데요. 

키움증권은 3월 말 기준 CFD 거래잔액이 5천576억 원으로 업계 2위입니다. 

특히 이번 사건 피해를 본 투자자 상당수가 키움증권 계좌를 갖고 있었습니다. 

[공형진 /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 : 키움 증권이 제일 많았고요. 신한도 많았고…] 

이번 사태의 핵심인 라덕연 대표도 폭락 책임을 김 전 회장에 돌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라 대표의 말도 들어보시죠. 

[라덕연 / H 투자자문업체 대표 : 어떻게든 제가 김익래 회장의 혐의를 찾아내서 꼭 배상을 받아내겠습니다.] 

다만 키움증권 쪽에선 여전히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습니다. 

[황현순 / 키움증권 사장 : 드라마에 나오는 회장님을 지켜주는 사장? 그럴 일이 없습니다 이건…. 아무런 일이 없어요. 저도 어렵게 사장이 됐는데 제 직을 걸 수 있습니다. 저 한동훈 장관님 좋아하는데, 저도 직을 걸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매도에 대해 김 전 회장은 상속세를 내기 위한 자금 마련이라고 밝혔잖아요. 

그만큼 신경 쓰고 있다는 건데, 승계작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어 결단을 내린 것이란 말도 나온다고요? 

[기자] 

다우키움그룹의 승계작업은 사실상 끝난 상태입니다. 

그룹의 지배구조는 복잡한데요. 

김 전 회장의 장남인 김동준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최대주주로 있는 이머니란 회사가 지금은 지배구조 최정점에 올라와있습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김 전 회장이 최대주주인 다우데이타가 지주회사 위치에 있었습니다. 

승계작업이 꾸준하게 진행되면서 1999년 설립된 정보제공업체 이머니로 최상단이 바뀐 거죠. 

이 때문에 이렇게까지 저자세로 나온 배경엔 '승계작업'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겁니다. 

[앵커]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도 키움증권의 책임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죠? 

[기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 중인데요.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계좌 개설 등 관행이 피해를 키웠다고 보고, 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겁니다. 

[공형진 / 법무법인 대건 변호사 : (증권사의) 안일한 태도로 30% 책임이 인정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부분 연구해서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이밖에도 라 대표 측 투자자들은 김 전 회장 등을 수사해 달라며 서울남부지검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3곳에 진정서를 냈습니다. 

진정서에는 "장외거래로 매도한 것처럼 꾸미고, 인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켰으며 키움증권에선 CFD 계좌 현황 등 자료 제공했을 것"이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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