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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덕 본 키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2분기는 글쎄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5.10 08:50
수정2023.05.10 08:52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여진에 시달리고 있는 키움증권이 지난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전날 공시를 통해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3천888억 7천800만원으로 지나해 같은 기간보다 82.4%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시장 예상치(영업이익 2천405억원)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주식시장 호조와 20조원대로 회귀한 일평균 거래대금, 우호적 금리 환경에 따른 운용손익 확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매출액(영업수익)은 같은 기간 3조 767억원으로 57.5% 늘었고 당기순이익도 2천924억 4천900만원으로 107.3% 급증하는 등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증권가는 키움증권이 리테일(소매금융) 약정 시장점유율 30%, 신용융자 15.7%로 국내 1위 사업자에 걸맞게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 효과를 톡톡히 누렸고 투자회사 배당금 증가와 우호적 시장환경 덕분에 채권과 수익증권의 운용손익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2차전지 소재주를 중심으로 한 증시 활성화는 키움증권의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에 톡톡히 한 몫을 했다는 평이 나옵니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 등 '에코프로 그룹주'를 중심으로 2차전지 소재주의 랠리와 인공지능(AI), 로봇 등 개별 섹터가 주목받으면서 코스닥 시장의 거래대금이 올해 1분기 눈에 띄게 증가한 영향의 최대 수혜자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최근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 관련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주가폭락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그룹 회장직을 내려놓았음에도 등 돌린 투자자들의 불매운동은 지속되면서 1분기와 달리 2분기부터는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이 오너인 김 회장의 주가 조작 움직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을 리 없다는 의심이 여전한 상황이고, 이번 주가폭락 사태의 최대 피해자가 일반 개인투자자라는 점에서 키움증권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무엇보다 SG증권발 폭락 사태의 진원지로 지목되는 차액결제거래(CFD)가 지목되는 가운데 CFD 투자로 막대한 빚을 진 투자자들로 인해 깡통 계좌가 속출하면서 미수채권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 요인으로 꼽힙니다. 

투자자들이 미수금을 메꿀 추가 증거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증권사는 주식을 임의로 청산하는 반대매매를 하는데, 반대매매로도 메꿔지지 않은 손실액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게 되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객들이 미수금을 갚지 않으면 증권사가 떠안아야 하는 CFD 거래 구조 특성상 CFD 거래 잔액이 지난 3월말 기준 5천500억원에 달하는 키움증권 역시 실적 악화에 노출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CFD 미수채권 증가 시 키움증권 역시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하다"며 "CFD 신규 가입 중단 및 향후 금융당국의 CFD 제도 개선 등으로 CFD 관련 손익이 위축될 공산도 큰 만큼 키움증권을 비롯한 상당수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1분기 대비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임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경우 리테일 약정과 신용융자 1위 사업자라는 점에서 여타 증권사 대비 익스포져(위험 노출액)와 손실 규모가 클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또한 자기자본 4조원 달성에 따라 연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번 SG사태로 사실상 보류됨에 따라 자본효율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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