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연체율 3년 내 최고…대출 잔액 1천조 넘어
SBS Biz 김기호
입력2023.05.08 08:05
수정2023.05.08 08:57
특히 저소득층 자영업자의 경우 대출 만기 연장·상환 유예 등의 금융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미 연체율이 코로나 사태 이전 수준까지 높아진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8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현재 전체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천19조8천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입니다.
3분기(1천14조2천억원)에 이어 두 분기 연속 1천조원을 넘었을 뿐 아니라, 코로나19 대유행 직전인 2019년 4분기(684조9천억원)와 비교하면 48.9%나 급증했습니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계속 오르는 추세입니다. 지난해 3분기 0.19%에서 4분기에는 0.26%로 3개월 사이 0.07%포인트(p) 뛰었습니다.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 0.29% 이후 2년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치입니다.
자영업 대출자 연체율을 소득별로 나눠보면, 저소득층(소득 하위 30%)은 작년 3분기 0.7%에서 4분기 1.2%로 0.5%p 높아지면서 코로나 사태 전인 2019년 4분기(1.3%)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고소득(소득 상위 30%) 자영업자의 연체율(0.7%)도 2020년 2분기(0.7%) 이후 2년 6개월 내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중소득(소득 30∼70%) 자영업자의 연체율(1.3%)은 1년 전인 2021년 4분기(1.3%)와 같아졌습니다. 지난해 1분기(1.1%) 이후 계속 오르고 있지만, 저·고소득층보다는 상대적으로 연체율 상승 속도가 빠르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3년간 대출 증가 폭이 가장 큰 계층도 저소득 자영업자였습니다.
저소득층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2019년 4분기 70조8천억원에서 2022년 4분기 119조9천억원으로 69.4%나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중소득층은 112조9천억원에서 186조원으로 64.7% 늘었고, 고소득층은 501조2천억원에서 713조9천억원으로 42.4% 증가했습니다.
특히 저소득 자영업자의 경우 비은행 2금융권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습니다.
2019년 4분기에서 2022년 4분기, 3년간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은 45.8%(49조3천억원→71조9천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해 상호금융 대출은 2.3배(16조1천억원→37조1천억원)로 뛰었습니다.
중소득층(87.8%·32조8천억원→61조6천억원), 고소득층(76.5%·116조8천억원→206조2천억원)보다 증가율이 월등히 높습니다.
저소득층 대출은 보험사에서도 2.1배(8천억원→1조7천억원)로 불었고, 여신전문금융회사(카드·캐피털 등)에서 57.9%(1조9천억원→3조원) 증가했습니다. 두 증가율 모두 중·고소득자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대부업을 포함한 기타 금융기관의 저소득 자영업자 대출액은 같은 기간 1조2천억원에서 2.92배인 3조5천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문제는 3년 넘게 원금과 이자 상환을 미뤄줬는데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자영업자의 연체율이 빠르게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금융권은 2020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자마자 정부 방침에 따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대출 원금 만기를 연장하고 이자 상환도 유예했습니다. 지원은 당초 2020년 9월로 시한을 정해 시작됐지만, 이후 코로나19 여파가 길어지자 지원 종료 시점이 5차례나 연장됐습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체로 금융지원을 받은 자영업자들의 연체율이 일반 자영업자들보다 더 높다"며 "이런 사실 등을 반영해 최근 집중 관리가 필요한 취약 부문(대출 부실 가능성이 큰 업종·계층 등)을 새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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