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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이냐 '속도'냐 선택지 앞 조합 내분…왜?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5.04 17:45
수정2023.05.04 19:45

[앵커]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조합과 건설사가 공사비 갈등을 겪고 있는데, 조합 내부 마찰로 갈등 구조가 확산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 층수제한을 완화해 주면서, 이같은 갈등 양상이 더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김완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거가 끝나고 착공을 기다리는 서울 서초구의 한 재건축 아파트 부지입니다.

이달 16일 총회를 열어 최고 35층까지 짓기로 한 기존 계획을 49층까지로 바꿀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참석한 조합원 절반 이상이 동의하면 통과됩니다.

[오득천 /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조합장: 동과 동 간격이 멀어지고 고층으로 올라갈수록 조망이 멀리 가니까 환경이 쾌적해지고 조합원들 자산 가치도 상승합니다.]

다만 내년 3월 착공 일정이 미뤄질 수 있고 2026년 입주도 자연스레 늦어진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조합원도 적지 않습니다.

[반포주공 1단지 1·2·4주구 조합원: 집도 철거하고 있어서 들어올 집도 없고, 떠돌이로 가면서 이주비 이자는 늘어나고 있고 (만약) 이걸 49층으로 가면 공사비를 누가 책임져야 해요? 당연히 늘어나는데 현대(건설) 입장에서는 받고 싶은 대로 다 받으려고 하겠죠.]

최근 원자잿값이 오르며 건설사와 조합 간 공사비 갈등이 빈번한데, 층수를 높일 경우 공사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큽니다.

[서진형 / 경인여대 교수·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 층수를 30층에서 40층으로 높인다면, 전체적인 설계 도면 자체를 변경시켜야 합니다. 하중이라든가 모든 것이 달라지기 때문에 내진 설계부터 시작해서 다 달라지는 것이죠.]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에 적용하는 35층 높이 제한을 없애기로 하면서 재건축 사업장 곳곳이 계획을 바꾸는 가운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최고 49층으로 짓게 된 서초구 신반포 2차 재건축 조합원 일부는, 임대주택 수와 분담금이 크게 늘었다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는 개포 1단지 재건축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 컨소시엄이 공사비를 6000억원 넘게 늘려달라 요청하자, 조합원 반발이 커지면서 조합장이 해임되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치 푸르지오와 반포 트리니원 등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공사비 증액에 합의했는데, 분담금이 늘더라도 사업 진행 속도를 늦추지 말자는 의견이 반영됐습니다.

SBS Biz 김완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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