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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자존심 세울 때 아니다'…삼성-LG '패널 동맹론' 재점화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5.04 13:08
수정2023.05.04 16:07

[앵커]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과 LG의 '패널 동맹론'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수년 전부터 논의됐던 이야기인데 올해 두 회사의 니즈가 맡아 떨어질 것 같습니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이라는 큰 고객사를 얻고 삼성은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대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정말 이제 LG 패널을 탑재한 삼성 TV를 볼 수 있을까요. 

배진솔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삼성과 LG가 물밑 협상을 다시 시작했다고요? 

[기자] 

양사는 최근 화이트(W)-OLED 패널 공급 협상을 재개했습니다. 

화이트 OLED는 빛을 내는 유기 물질로 구성된 OLED로 명암비와 색 재현율에서 뛰어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초기 물량은 20만 대부터 시작해 연간 200만 대 규모로 알려집니다. 

이번에 만일 계약이 성사된다면 빠르면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엔 'LG 패널'이 들어간 '삼성 TV'를 볼 수 있을 겁니다. 

양사는 패널 동맹에 대해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LG디스플레이 컨콜 :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저희는 OLED의 가치를 인정하고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어떤 고객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업을 해 나갈 것이고….] 

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도 LG디스플레이와 협업에 대해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앵커] 

올해 다시 '패널 동맹론'에 탄력이 붙은 배경에 대해서도 좀 궁금한데요. 

[기자] 

먼저 지난해 협상이 결렬됐던 이유에 대해 몇 가지 관측이 나왔습니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가격 요구 조건이 LG디스플레이엔 충족이 안 됐을 것이다. 

삼성이 기술 공동 개발을 요청하면서 협상에 걸림돌이 됐다 등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이런저런 것을 따지기엔 LG디스플레이 재무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면서 패널 동맹론이 다시 떠오르게 된 겁니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1조 원이 넘는 영업 적자를 내면서 분기 기준으로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지난해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체 2조 원이 넘는 적자를 낸 바 있습니다. 

글로벌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한 해에 약 4500만 대를 판매하는데, 이런 큰 고객을 얻을 경우 빠르게 매출을 회복할 수 있죠. 

삼성전자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받아들이면서 납품을 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삼성전자도 OLED 물량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니, '윈윈'(Win-win) 아닙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OLED TV 시장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삼성전자도 10년 만에 다시 국내 시장에 OLED TV를 출시하면서 적극적으로 협상에 임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가 OLED TV 시장에 재수를 하는 건 그만큼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인 거거든요. 

전 세계 TV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올해 5.2% 감소할 예정인데, OLED TV 시장 규모만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진 LCD TV 위주 사업을 펼쳤고, 현재 LCD패널은 중국 업체들이 거의 선점했고, 가격도 오르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간 1천만 대 이상의 OLED 패널을 생산하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OLED 패널을 공급받으면 중국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사업 구조 재편을 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입니다. 

[이충훈 / 유비리서치 대표 : 삼성디스플레이 캐파(생산능력) 만으로써는 프리미엄 TV, OLED 시장에서는 밀리거든요. (삼성전자는) 확실한 물량 확보가 필요하죠.] 

현재 삼성전자 OLED TV에 들어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QD-OLED의 연간 생산량이 약 150만 장으로 턱없이 부족합니다. 

[앵커] 

삼성전자도 상황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잖아요. 

[기자] 

네 삼성전자도 올해 반도체 불황 여파로 4조 5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1분기는 그나마 스마트폰으로 버텼다지만 2분기부터는 전사적으로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데요. 

생활가전 사업부만 떼어봐도 TV 수요 감소로 1년 전보다 영업이익이 76%가량 줄었습니다. 

삼성전자는 "네오 QLED, OLED 등 전략 제품군으로 소비자 수요를 공략해 프리미엄을 중심으로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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