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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 발목잡힌 키움증권…초대형IB 물거품 위기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5.03 10:12
수정2023.05.04 18:35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연루 의혹에 휩싸이면서 자회사 키움증권도 연내 초대형 투자은행(IB)로 발돋움하려던 키움증권의 계획도 물거품될 위기에 처했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우데이타를 비롯해 서울가스, 대성홀딩스, 선광, 다올투자증권, 삼천리, 세방, 하림지주 등 8개 종목이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했고 이들 종목에 주가 조작 세력이 연루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들 종목 가운데 다우키움그룹의 지주사 격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김 회장이 폭락 사태 직전 팔아치운 관련 정보를 사전에 입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김 회장은 하한가 폭탄이 터지기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 3.65%를 주당 4만3천대에 처분해 60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고, 다우데이타는 이후 폭락하면서 지난달 28일 1만7천370원까지 밀렸습니다.

이로 인해 다우데이타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본 투자자들의 따가운 시선은 김 회장과 키움증권을 향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  주가조작 세력과의 관계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고, 키움증권 측도 김 회장의 매도와 SG증권의 반대매매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서 우연의 일치라고 거듭 항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에 작전 세력이 붙은 것을 사전에 알고 이들이 빠져나가기 직전 주가 고점에서 주식을 매도했다고 여전히 의심하고 있습니다. 

특히, 'SG증권발 셀럽 주식방 게이트'를 주도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라덕연 H투자자문업체 대표가 김 회장을 주가 조작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이러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업계에서는 오너의 주식 불공정거래 연루 의혹으로 상반기 내 초대형 IB 인가 신청을 해 연내 인가를 받는다는 목표를 세웠던 키움증권의 계획도 틀어졌다고 보는 분위기입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의 자본총계는 지난해 말 4조691억 원으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로 지정받을 수 있는 자기자본 요건 4조원을 충족한다"면서도 "오너인 김 회장 주가조작 세력 연루설이 평판 리스크를 악화시키면서 이 부분이 향후 초대형IB 인가신청 시 암초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16년 강화된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대주주인 김 회장이 향후 검찰과 금융당국 등으로부터 수사나 조사를 받게 되면 초대형IB는 물론 발행어음 인가 등 신규사업 확장에 차질이 불가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지난 2일 국회 정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SG증권발 대규모 주가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 보고를 통해 금감원이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 방침을 보고하며 키움증권에 대한 검사에 착수할 것임을 이날 밝혔습니다.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투자자들이 합리적인 의심을 갖고 문제제기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그냥 흘려듣지 않겠다"면서 "지위 고하라든가 재산의 유무 또는 그분들이 사회적으로 차지하는 위치 등을 전혀 고려 없어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조사와 협조를 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아울러 주가 폭락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는 차액결제거래, CFD 거래와 관련해 금감원 검사가 불가피한 가운데 키움증권이 CFD 거래를 투자자들에게 적극 권유해 온 증권사 중 하나라는 점도 키움 입장에서는 부담 요인입니다. 

한편, CFD는 최근까지 13개 증권사가 판매해왔는데, 지난 2월말 기준 증권사 CFD 잔액은 교보증권이 6천13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 5천181억원, 메리츠증권 3천409억원, 하나증권 3천394억원 순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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