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앞에선 '협의' 얘기하면서 뒤에선 '가처분신청?'
SBS Biz 신성우
입력2023.05.02 18:05
수정2023.05.03 10:01
실판 아민 GM 인터내셔널 사장이 곧 인천 부평공장을 찾습니다.
오늘(2일) 한국GM에 따르면, 아민 사장은 오는 4일 흑자 전환을 격려하고, 앞으로 국내 생산 중심 기지로 거듭날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인천 부평공장을 방문합니다.
한국GM은 지난해 수출 증가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 등에 힘 입어 지난해 매출 9조102억원, 영업이익 2천76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9년 만의 흑자 전환입니다.
이에 맞춰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도 부평공장에 방문합니다. 이 자리에서 아민 사장과 함께 공장을 둘러보고 한국GM의 성과 등에 대해 면담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GM의 성과를 본사 글로벌 임원이 직접 방문해 칭찬, 격려하는 축제의 자리입니다. 다만 그 속에는 불편한 갈등이 존재합니다.
한국GM 비정규직 노조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달 말 창원지방법원에 노조에 대한 접근금지 가처분신청을 했습니다. 공장 방문 기간 동안 아민 사장에 접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법원은 어제(1일) 이에 대한 심리를 진행했고, 심리 결과 가처분신청이 부분 인용되며 오는 4일 노조는 아민 사장의 50m 이내 접근이 제한됐습니다.
법원은 집회, 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면서도 노조원들이 이전 시위에서 보인 행위와 시위 규모,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 등을 고려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아민 사장의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사 측이 신청한 현수막, 피켓 휴대 행위 금지에 대해서는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여지가 있다며 기각했습니다.
"예비 범죄자 취급" vs. '혹시 모르니 조심'
노조는 가처분신청을 진행한 사 측에 대해 크게 반발했습니다. 비정규직 노조 관계자는 "임원이 오는지도 몰랐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예비 범죄자 취급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앞으로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협의를 하겠다며 뒤로는 협의 당사자인 노조를 범죄 집단 취급하고 있다"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물론, 한국GM도 할 말이 있습니다. 노조는 지난 2021년 11월 스티븐 키퍼 전 GM 수석부사장 방한 당시 시위, 농성을 하며 차량 통행을 방해한 전적이 있습니다.
이같은 이유에 지난해 10월 아민 사장 방한 당시 법원은 사 측이 신청한 가처분신청을 부분 인용하며 반경 50m 이내 접근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습니다.
시위 계획도 없었는데 범죄자 취급을 당했다는 노조 측과 혹시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사 측의 입장이 첨예하게 나뉘는 가운데, 이미 접근금지 명령은 떨어졌습니다.
노사 간 갈등은 극으로 치닫고 있으며, 앞으로 글로벌 임원이 방한할 때마다 이같은 갈등은 반복될 것입니다.
비정규직과 '협의' 강조한 한국GM, 다시 불거진 갈등에 발복?
그동안 한국GM은 생산하도급 근로자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해왔습니다.
지난달 19일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회사는 생산하도급 근로자에 관한 현안 해결이 한국사업에 중대한 과제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로베르토 렘펠 사장은 "채용 시기나 규모는 회사의 중장기 인력 수급 계획과 연동해 추진 예정이며, 이와 관련하여 노동계와의 즉각적인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도 언급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직접고용 시정명령을 내린 1천719명에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한국GM은 이미 지난해 5월과 올해 3월에 각각 260명과 65명 등 지금까지 총 325명 규모의 생산하도급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직접 발탁 채용하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발탁 채용을 진행하겠다는 기조와 달리 이번 방한과 맞물려 다시 한번 비정규직 근로자들과의 갈등이 불거졌습니다.
한국GM은 창원 및 부평 공장 생산량을 지난해 26만대 수준에서 올해부터 50만대 수준으로 두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수요에 맞는 생산 인력 충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결국 이번 갈등은 향후 발탁 채용 협의 과정에서는 물론 생산 계획에 있어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난해 9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한 한국GM에게 '비정규직 노조와의 갈등'은 흑자를 이어가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많이 본 'TOP10'
- 1.예금 보호한도 1억원으로…23년 만에 오른다
- 2.[단독] 실손보험 본인부담 대폭 늘린다…최대 50% 검토
- 3.민주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가상자산 과세 유예…수용 못해"
- 4.'일할 생각 없다' 드러눕는 한국 청년들…40만 쉬는 20대
- 5.새마을금고 떨고 있나?…정부, 인원 늘려 합동 검사
- 6.[단독] '금값이 금값'에…케이뱅크, 은행권 첫 금 현물계좌 서비스
- 7.개미들 삼성전자 눈물의 물타기…주가는 35% '뚝'
- 8.수능날 서울 한 고교서 종료벨 2분 일찍 울렸다
- 9.[단독] 깨끗한나라 '친환경' 물티슈의 배신…환경부 행정처분
- 10.10만 전자? 4만 전자 보인다…삼성전자, 4년5개월만에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