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가 3.7%↑…OECD식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
SBS Biz 최나리
입력2023.05.02 14:39
수정2023.05.02 14:43
다만 개인서비스 가격이 상승 폭을 확대하면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도는 등 기저적인 물가 상승 흐름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0.80(2020년=100)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3.7% 올랐습니다.
이는 전월 상승률(4.2%)보다 0.5%포인트 낮은 것으로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둔화한 것은 작년 2월(3.7%) 이후 처음입니다.
물가 상승세는 공공요금 인상의 영향을 받은 작년 10월(5.7%)과 올해 1월(5.2%)을 제외하면 작년 7월(6.3%)을 정점으로 둔화하고 있습니다.
최근 석 달 새 1.5%포인트가 하락했습니다.
석유류 가격이 지속해서 하락하며 전체 물가 상승세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석 달째 하락했습니다.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내렸습니다.
석유류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2월(-0.05%포인트)부터 '마이너스'로 돌아섰습니다. 지난달 기여도는 -0.90%포인트로 3월(-0.76%포인트)보다 감소 폭이 더 커졌습니다.
휘발유(-17.0%), 경유(-19.2%), 자동차용LPG(-15.2%) 등이 하락했습니다.
가공식품도 7.9% 올라 전월(9.1%)보다 둔화하는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다만 빵(11.3%), 스낵과자(11.1%) 등은 높은 오름세를 보였습니다.
농축수산물도 1.0% 올라 전월(3.0%)보다 상승률이 둔화했습니다.
농산물은 1.1% 올랐으며 이 중 채소류는 7.1% 급등했습니다. 품목별로는 양파(51.7%), 파(16.0%), 풋고추(14.4%) 등의 상승 폭이 컸습니다.
축산물은 1.1% 하락해 석 달째 하락했습니다. 국산쇠고기(-6.7%), 수입쇠고기(-6.6%) 등이 내렸습니다.
고등어(13.5%) 등 수산물은 6.1% 올랐습니다.
전기·가스·수도는 23.7% 올라 전월(28.4%)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습니다. 당초 지난달 예정됐던 전기요금 인상 등이 미뤄지고 작년 4월 인상에 따른 상승률 차이가 없어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반면 개인서비스는 6.1% 올라 전월(5.8%)보다 상승 폭이 확대됐습니다.
외식이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습니다.
외식외 개인서비스가 5.0% 올라 2003년 11월(5.0%) 이후 19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인건비·재료비 등의 원가 인상 요인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개인 서비스 가격이 오르는 양상입니다.
지난달에는 보험서비스료(17.6%), 구내식당식사비(7.9%), 공동주택관리비(5.3%) 등의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6% 올라 전월(4.8%)보다 상승 폭이 둔화했습니다.
OECD 방식의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4.0% 올랐습니다.
지난 3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돈 데 이어 4월에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020년 6월 이후 34개월 만에 처음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았습니다.
개인서비스 가격 상승세 등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의 둔화가 전체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보다 더딘 모습입니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3.7% 올랐습니다.
기획재정부 장보현 물가정책과장은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볼 때 상대적으로 물가 둔화 흐름이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현재 OECD에서 3%대 이하의 물가를 기록 중인 국가는 우리나라 외에 스페인(3.1%), 일본(3.2%), 룩셈부르크(2.9%), 스위스(2.7%)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총지수 측면에서 보면 확실히 하락 폭이 커져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추세"라며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안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나 국제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과 환율 등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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