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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막전막후] 포스코, 회사는 승승장구 회장은 패싱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4.27 13:06
수정2023.04.27 16:06

[앵커] 

삼성과 SK, 현대차, LG, 롯데로 이뤄진 '대기업 빅5' 체제가 13년 만에 깨졌습니다. 

주인공은 포스코입니다. 

롯데를 밀어내고 5위에 올랐습니다. 

최근에는 대형 계약들도 줄줄이 따내며 사업적으로는 승승장구하고 있는데요. 

최정우 회장의 존재감은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인데, 김완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포스코가 굵직한 계약을 했다는 소식이 최근에 여럿 들렸는데, 어떤 회사들과 했나요? 

[기자] 

우선 삼성전자입니다. 

장기 공급계약 체결에 이어, 기술협력 강화에도 뜻을 모았는데요. 

포스코가 삼성전자 생활가전,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와 가전용 냉연, 도금 제품과 전기강판제품 3년 장기 공급 계약을 맺었습니다. 

친환경 고기능강 소재 개발을 위한 기술 교류도 확대하기로 했는데요. 

기존보다 두께를 20% 줄여 가볍게 하면서 강도는 50% 늘린 냉장고 문용 고강도 스테인리스 제품 신규 개발 등입니다. 

대규모 양극재 공급 계약도 잇따랐습니다. 

포스코퓨처엠이 LG에너지솔루션과 2029년까지 7년 동안 30조 원이 넘는 규모의 양극재를 공급하기로 했는데요. 

지난 1월 삼성 SDI와도 10년 간 40조 원 규모 공급하기로 한데 이어 연달아 대형 계약을 맺은 겁니다. 

전기차 고성능화에 필요한 배터리 핵심 소재인 하이니켈 '니켈·코발트·망간'과 '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양극재를 공급합니다. 

[앵커] 

포스코의 재계 위상도 걸맞게 높아지고 있습니까? 

[기자] 

13년째 5위를 지켰던 롯데를 밀어내고 재계 5위로 올라섰습니다. 

자산 총액이 1년 사이 35조 원 넘게 늘어 132조 원이 됐는데요. 

포스코퓨처엠 등 2차 전지 소재 계열사들 자산이 불어난 영향이 있었고요. 

물적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가치 약 30조 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된 것도 요인이었습니다. 

[앵커] 

회사는 승승장구하고 있는데, 웃지 못하는 사람이 있죠? 

[기자]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방미 일정을 소화하고 있죠. 

여기에 재계 주요 그룹 총수들을 포함한 122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했는데, 재계 5위 그룹의 수장인 최정우 회장의 이름은 없습니다. 

앞서 경제계 신년 인사회에도 부름을 못 받고, 그간 아랍에미리트, 스위스, 일본 등 방문에도 끼지 못했던 데 이어 또 이른바 '패싱'을 당한 겁니다. 

이번 방미 경제 사절단이 현 정부 출범 이후 최대 규모라는 측면은 차치하고라도, 주제를 생각하면 최 회장 입장에선 더 뼈아플 수밖에 없는데요. 

방미 주제가 반도체와 항공우주, 방위산업, 에너지, 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첨단산업이라서입니다. 

심지어 이차전지 관련해 미국에서 점토 리튬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생각하면 민망한 상황인 겁니다. 

[앵커] 

회사 분위기와 회장의 처지가 사뭇 다른데, 포스코 측에서는 뭐라고 설명합니까? 

[기자] 

포스코 측은 대통령 방미와 세계철강협회 총회 일정이 겹쳐 최 회장이 경제사절단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는데요. 

어차피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신청도 하지 않았다고 보는 관측이 우세합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어진 외풍뿐 아니라, 개인의 문제까지 겹친 상황이었기 때문인데요. 

윤 대통령은 소유분산 즉, 주인 없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문제삼고부터, 대표 기업인 포스코와 최 회장을 계속해서 압박해 왔습니다. 

앞서 대통령 방일 직전에 포스코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재단에 40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는데, 정부의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 배상금 해법인 '제3자 변제안'에 호응한 것이었거든요. 

정작 방일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앵커] 

최 회장 개인적으로는 어떤 논란들이 있었습니까? 

[기자] 

최 회장을 포함한 임원들이 주식을 무상으로 주는 '스톡그랜트' 제도로 억 단위 보너스를 챙긴 게 화근이 됐습니다. 

책임경영을 위해 도입한 일종의 보상으로, 회사 실적과 상황을 반영하는 게 통상적인데요. 

태풍 피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비상경영을 내세웠던 때라, 직원들의 사기를 꺾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창업 원로들은 최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까지 내놓기도 했습니다. 

또 최 회장은 태풍 대비 기간에 골프장과 미술관에서 시간을 보낸 사실까지 알려져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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