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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가 궁금해] '매도는 예술' 몸소 증명한 김익래 회장…SG증권 폭락 사태 알았을까?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4.26 15:49
수정2023.04.26 18:37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사진=다우키움그룹 제공)] 

'매수는 기술,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이 있죠. 주식 투자자들이라면 이 말에 유독 공감하실 겁니다.

주식을 잘 사는 것 만큼이나 파는 게 어렵다는 걸 빗댄 표현이기 때문인데요.

세간에 회자되는 이러한 투자 격언에 딱 들어맞는 인물이 최근 프랑스계 증권사인 '쏘시에떼제네랄(SG)증권' 주식 대량 매도 사태를 계기로 등장했습니다. 

주인공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입니다.

최근 일부 종목들이 뚜렷한 악재 없이 SG증권 매도 창구에서 쏟아진 대규모 매도 물량으로 연거푸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하한가 종목 중 다우데이타가 이름을 올려서인데요.

이 회사 오너인 김 회장은 다우데이타가 하한가를 맞기 이틀 전 지분을 대량 매도하면서 폭락 시점을 극적으로 피했습니다. 
 
다우키움 김익래 회장 절묘한 주식 매도 타이밍 눈길    

김 회장이 보유 중이던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3.65%)를 시간외매매(블록딜)로 처분한 건 지난 20일입니다.

당시 처분 단가는 1주당 4만3천245원으로, 모두 605억4천300만원을 현금화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하지만 불과 2거래일 후인 지난 24일 다우데이타 주가는 SG증권발 대규모 매물 폭탄에 하한가로 주저앉았고 다음날인 25일도 하한가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26일에도 주가는 20% 가까이 빠지며 대규모 매도 여파가 이어졌습니다.

매도 가격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면 200%가 넘을 정도로 매도는 예술이라는 말을 김 회장은 몸소 증명했는데요.

지난해 7월까지만 해도 1만원대 부근에 거래되다가 반년만에 3만원대로 3배 이상 오르더니, 올해 2월 5만5천원 고점까지 무려 5배 이상 급등한 주식을 정확히 고점에서 처분했기 때문입니다. 

5만원 안팎 부근 고점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이 불과 사흘 만에 주가가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큰 손실을 입은 것과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인데요.

이 때문에 김 회장의 지분 매각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투자자들이 적지 않습니다.

주가 폭락을 사전에 인지하고 지분을 매각한 게 아니냐는 건데요.

그러나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가가 바닥이던 시절부터 꾸준히 지분을 매입해왔고 처분한 지분이 일부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내 수그러들었습니다. 
 
키움증권 CFD 거래 파트너 SG증권…폭락 사전인지 의혹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사전인지 여부에 대한 의구심을 여전히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폭락의 배경으로 증권사의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회사 키움증권이 이번 폭락의 단초를 제공한 SG증권과 CFD 거래 파트너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다우키움그룹이 다우데이타의 자회사인 다우기술을 통해 키움증권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위험을 사전에 인지하고 김 회장이 매도에 나선 게 아니냐는 설명인데요.

만약 사실이라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키움증권은 이러한 관측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김 회장의 보유 지분 매도 시점이 공교롭게 SG증권발 매도 폭탄이 쏟아진 시점과 맞물리면서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지만, 주가가 고점에 다다른 데 따른 차익실현 매도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위험을 회피할 목적의 지분 매각 규모치고는 지나치게 작을 뿐더러 지배구조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곱지 않은데요.

누리꾼들도 '절묘한 신의 한수인지, 미리 알고 (주식을) 던진 건지 조사해 볼 필요가 있다'며 거친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다우데이타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손실과 김 회장의 차익 실현이 극명한 대비를 보인 결과라는 관전평을 내놓고 있는데요.

뜻하지 않게 투자의 귀재(?)가 된 김 회장 입장에서는 세간의 이목을 끄는 지금의 상황이 그리 달갑진 않을 것 같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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