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예금 엑소더스' 美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위기 안 끝났다 [글로벌 뉴스픽]

SBS Biz 윤지혜
입력2023.04.26 05:55
수정2023.04.26 10:27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미국 은행의 위기설이 재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위기에 몰렸던 퍼스트리퍼블릭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뱅크런 규모가 생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간밤 뉴욕증시에서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주가는 50% 떨어져 반토막 났습니다. 윤지혜 기자와 얘기해보겠습니다.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그야말로 반토막 났군요?
전날 16달러였던 주가가 8달러까지 내려가 49% 떨어졌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90% 이상 빠진 것인데요. 퍼스트리퍼블릭 주가가 폭락한 것은 전날 실적 발표 때문입니다.

뱅크런 규모가 월가 예상보다 훨씬 컸습니다.
1분기 예금액은 1천 45억 달러(약 140조 원)로, 작년과 비교해 무려 96조 원이 빠져나간 것인데요.

시장은 한 50조 원 정도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더 우려되는 것은 그나마 JP모건 등이 대규모 자금을 도와줘서 이 정도라는 것입니다.

지난달 대형은행들은 퍼스트리퍼블릭에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수혈했는데, 이를 고려하면 실제 뱅크런 규모는 1천억 달러(약 136조 원)가 넘습니다.

SVB가 촉발한 미국의 은행 위기가 아무리 진정 국면이라고 해도 여전히 불안하다는 방증이군요?
시장의 시선이 그리 밝지 않습니다.

퍼스트리퍼블릭이 40% 넘게 예금이 빠져나간 후 어떻게 안정화할지에 대해 투자자들은 의구심을 표하고 있는데요.

대형 은행들이 퍼스트리퍼블릭의 자산 일부를 매입하는 식으로 은행권 안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여러 은행들이 지분을 사들일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언론은 퍼스트리퍼블릭은 '산송장'이다, '좀비 은행'이다라는 평가까지 내놓고 있습니다.

또, 단순히 퍼스트리퍼블릭 한 곳의 얘기가 아니라 계속해서 지역은행 상황이 안 좋을 것이란 예상이 많은데요.

일각에서는 대형 은행으로 예금이 옮겨갈 경우 자칫 중소형 은행에서 추가 뱅크런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경고까지 있습니다.

중소 지역은행들은 주로 중소기업이나 상업 부동산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에 만약에 이런 불안감이 계속된다면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겠죠?
중소 지역은행이 신용 여건을 강화하며 대출을 확 줄일 가능성이 생기고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이 늘어나거나 은행 연체가 급증하면 결국 침체로 이어진다는 얘깁니다.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많은 중소기업이 '더 이상 대출이 불가능하다, 대출금리를 재산정해야 한다'는 은행 전화를 받고 있다"며 "현재 은행 위기는 야구로 치면 2, 3회 정도”라고 평가했는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도 1980년대 후반 저축대부조합(S&L) 3000곳이 몇 년에 걸쳐 파산했던 '슬로 모션'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픽이었습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윤지혜다른기사
첫 외국인 CEO…트럼프 대응 배치
삼성SDI, CES 2025 혁신상 4관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