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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는데, 서류 떼러 강원도 가라구?…실손 간소화 '함흥차사'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4.24 10:48
수정2023.04.24 16:11


# 강원도 여행 중 낙상사고를 당한 60대 A씨. 당시 인근 지역 B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거주지인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문제는 당시 경황이 없어 보험금 청구 서류를 미처 챙기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실손 보험금을 받으려면 B의료기관에 다시 방문해 서류를 받아와야 합니다. 하지만 고령인데다 사고 이후 장거리 이동이 불편해져 병원 방문을 망설이고 있습니다.
올해로 14년째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와 관련해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이 국회 법안 심의 및 통과를 촉구했습니다.

24일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4천만 국민의 불편 해소를 위해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는 시급한 사안이며, 소비자 권익 제고를 위해 보험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논의와 통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보험 가입자의 편익을 높일 수 있는 제도인데도 의료계 반발에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데 대해 비판했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실손보험이 대다수 국민이 가입한 전 국민적 보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이해관계자의 일방적인 반대 등으로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점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민들이 겪지 않아도 될 막대한 시간적, 경제적 낭비를 이제는 멈춰야 할 때"라고 전했습니다.

실손 청구 간소화는 지난 2009년 국민권익위원회 권고 이후 지금까지도 답보상태이며, 국회서 다수 법안이 발의됐지만 제자리 걸음만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사이 소비자들의 불편은 가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2021년 사단법인 소비자와함께 등 주요 소비자단체들이 실손보험 가입자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7.2%가 '실손보험금 청구를 포기했다'고 답했습니다.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었음에도 포기한 이유로는 청구금액이 소액인 점과 증빙서류를 종이로 발급받아야 하는데 번거롭고 시간이 없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11월 14일 열린 국회 토론회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보험사의 문서고 사진을 공개하는 모습. 윤 의원은 보험금 청구 서류가 문서고를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사진=윤창현 의원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지난해 11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과 소비자단체가 공동 주관한 국회 토론회에서는 보험금 청구를 위해 제출된 각종 서류들로 가득찬 보험사의 문서고 사진이 공개됐다"며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의 불편과 번거로움이 있었을지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8자협의체,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 등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 만큼 더이상 국회에서의 법안 논의와 통과를 미뤄선 안 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연합은 "현재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6개이며, 여당과 야당 모두 법안을 낸 만큼 정쟁 이슈도 아닌 소비자 불편 해소를 위해 필요한 사안"이라며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1소위원회에서 법안 심의 및 통과를 다시 한번 강력히 촉구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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