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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급망 규제 '무용지물'…中 BYD 칠레에 양극제 공장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4.24 04:30
수정2023.04.24 11:01

중국 '첨단산업 굴기'를 꺾겠다는 미국의 야심찬 계획이 삐걱대고 있습니다.

대중국 제재 한 축을 이루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허점을 파고들어 미국 시장에 진출하고, 심지어 미국 정부의 보조금까지 받는 중국 기업의 사례까지 나오고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 BYD는 칠레 북부 안토파가스타 지역이 2억 9천만 달러(약 3천 800억 원) 규모의 리튬 배터리용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BYD는 칠레에서 연간 5만 톤의 리튬인산철 양극재를 생산할 계획입니다.

주요 외신들은 BYD가 원자재 확보 외에도 칠레를 택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BYD가 칠레에서 리튬을 공급 받아 양극재를 만들고, 이를 배터리 제조에 활용해 미국 IRA 규제망을 피하겠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IRA는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 조건으로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RA)을 체결한 국가에서 채굴·가공한 배터리 핵심 광물을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요구합니다.

칠레는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절반 이상이 집중된 남미 '리튬 삼국지대' 3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미국과 FTA를 체결해 IRA 규제 조건을 충족합니다.

이처럼 중국 기업들이 미국의 규제를 피하는 수법은 갈수록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기술 제휴를 통한 우회 방식이 가장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포드는 이를 활용해 올 2월 중국 CATL과 미시간주 배터리 합작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테슬라도 포드와 같은 방식으로 IRA를 우회해 CATL과 미국에 배터리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중국 4대 배터리 업체인 ‘고션 하이테크’는 모호한 국적을 앞세워 IRA 규제를 무력화했습니다.

중국에 본사를 둔 고션은 독일 폭스바겐이 최대주주라는 점과 스위스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다국적 기업이라고 주장하며 지난해 10월 미시간주에 24억 달러 규모의 배터리 부품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은 다음 달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에 대한 투자 제한을 담은 행정명령을 추진하는 등 견제 수위를 계속해서 높이고 있지만 미국 내부에서조차 대중 규제에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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