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앵커] 

소비자를 기만해 결제하게 만드는 눈속임 상술인 이른바 '다크패턴'이 도를 넘고 있습니다. 

이에 당정이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복잡 다양하게 진화하는 상술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먼저 윤선영 기자 리포트 보시고 얘기 이어가겠습니다. 

[기자]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던 직장인 김수현 씨(가명)는 한정판 운동화를 반값에 판다는 명품플랫폼 발란의 팝업 광고가 뜨자 클릭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30만원짜리 재고는 당초 1개뿐.

그마저도 품절이었고 대부분이 2배 더 비싼 60만~70만원대였습니다. 

[김수현(가명) / 눈속임 상술 피해자: 세일하는 사이즈가 엄청 작은 사이즌데 그것만 싸게 하나 올려놓고 엄청 기분 나빴던 게 딱 봐도 꼼수잖아요. '품절 임박'해서 하나만 싸게 올려놓고 나머지는 비싸게 올려놓고선….]

소비자 피해를 유도하는 눈속임 상술, 이른바 다크패턴의 대표 유형 중 하나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처럼 온라인상의 다크패턴 19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현행 전자상거래법으로 규제하기 어려운 일부 다크패턴은 입법을 추진합니다. 

[박대출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고 부당 이익을 챙기는 사례가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음 놓고 인터넷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국내 100개 전자상거래 앱 가운데 97%에서 최소 1개 이상의 다크패턴이 발견됐습니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한해 206조원 규모로 불어난 가운데 과도한 상술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습니다. 

[앵커] 

공정위가 대표적으로 꼽은 눈속임 상술만 19가지에 달합니다. 

특히 주의해야 할 유형들 살펴보고, 규제 강화가 효과를 제대로 낼지, 앞서 보도한 윤선영 기자와 짚어봅니다. 

눈속임 상술, 유형이 다양하지요? 

앞서 일종의 미끼상품 사례 외에 또 어떤 게 있나요? 

[기자] 

넷플릭스 등 OTT들도 그렇고 업체들이 처음 새 서비스를 선보일 때 한 달 무료서비스를 제공하죠.

그런데 메모해두지 않은 한 한달 지나서 잊어버리기 십상이고 유료 전환되면서 자동결제되는 경우 많이 겪어보셨을 겁니다. 

공정위가 다크패턴 피해 조사를 했더니, 이렇게 나도 모르는 사이 계약이 자동 갱신·결제되는 유형이 93%로 가장 많았는데요.

공정위가 19개 다크패턴 가운데 가장 엄중하게 보고 있는 것 중 하나인 '숨은 갱신' 유형입니다. 

또 업체가 내 장바구니에 몰래 상품을 넣어놔서 다른 거 살 때 얼떨결에 같이 구매하게 되는 경우, 그리고 가입이나 결제할 때 이것저것 체크표시 하는 게 있는데, 업체에 유리한 옵션을 미리 체크해 놓고 소비자가 무심코 지나치도록 유도하는 '특정 옵션 사전 선택'도 빈번합니다. 

구매를 취소하거나 탈퇴하고 싶은데 관련 메뉴가 잘 안 보이거나 복잡하게 설계해 두는 것도 다크패턴에 해당됩니다. 

[앵커] 

당정이 규제를 강화한다지만 벌써부터 실효성 의문도 나온다고요? 

[기자] 

앞서 설명 못 드린 눈속임 유형이 굉장히 많은데요.

그만큼 갈수록 다양하고 교묘해지는 상술에 일일이 다 규제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규제가 업체에 페널티 주기보다는 소비자 보호와 배상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들어보시죠.

[김세준 / 경기대 법학과 교수: 소비자 보호에 목적이 있는 법인데 사업자를 행정적으로 규제하는 측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든요. 소비자에 대해 일정한 배상 책임을 진다든가 실질적으로 소비자에게 이익이 되는….]

공정위는 우선 현행법 내에서 집행을 더 적극적으로 하고, 하반기에 업체별 다크패턴 비교분석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앵커] 

윤선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