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고령화에 생보사 생존급여금 17조…신사업 활로는 '막막'
SBS Biz 류정현
입력2023.04.21 10:26
수정2023.04.21 17:27
가파른 고령화 속도에 생명보험사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수명이 길어지기 시작하면서 고객들에게 지급하는 생존급여금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사업 활로는 여전히 막혀있어 수익성 확보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21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국내 23개 생명보험사가 지난해 고객에 지급한 생존급여금은 총 17조5635억원입니다. 2021년 12조5281억원보다 40.19%가량 늘어난 수치입니다.
생존급여금이란 고객이 계약기간 동안 살아있음으로써 받는 보험금을 말합니다. 종신보험의 사망보험금과는 반대되는 개념인데 연금보험에 가입한 고객이 받는 보험금이 대표적으로 해당합니다.
눈에 띄는 점은 생존급여금의 증가 속도도 급격하게 가팔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생보사들의 생존급여금 규모는 지난 2010년 처음 1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 늘어난 수치였습니다. 이듬해에는 증가율이 16.57%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40%를 넘기며 규모와 증가율 모두 최고치를 경신한 겁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업계 1위 삼성생명이 지난해 3조1492억원보다 약 75% 증가한 5조6311억원을 지급해 가장 많았습니다. 교보생명이 28% 증가세를 보여 2조5666억원을 기록했고 24%가량 늘어난 한화생명이 1조8548억원에 육박하며 뒤를 이었습니다.
이처럼 최근 생존급여금이 빠르게 늘어난 건 수명이 늘어나면서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하는 연금보험금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업계에서는 지난 1990년대 이후 판매했던 연금보험의 지급 시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처럼 비용은 늘어나는데 수익원을 늘릴 만한 곳은 마땅치 않다는 데 있습니다. 혼인율이나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생명보험에 대한 수요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경제 성장 국면이 꺾이면서 보험 자체에 대한 필요성이 옅어진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본업 외 새로운 먹거리를 통한 수익 창출도 현재로서는 요원합니다. 대표적인 분야가 헬스케어 산업인데 의료계와 일부 시민단체가 개인 건강정보를 보험사와 공유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한 요양시설을 세울 때 반드시 건물과 토지를 소유해야 하는 등의 각종 규제도 적극적인 진출을 막는 요소로 꼽힙니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보험업계 맏형으로 불렸던 시절이 무색하게 최근 수익성을 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보여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국내 생보사들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3조7055억원으로 전년보다 6% 줄었습니다. 반면 손해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6.6% 늘어난 5조474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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