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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목표 1천호, 실적 7호…반지하 매입 정책 '헛바퀴'

SBS Biz 최지수
입력2023.04.19 17:45
수정2023.04.19 18:30

[앵커]

지난해 집중 호우로 반지하 주택이 침수되면서 문제가 커졌었는데요.

서울시는 반지하 퇴출을 내걸고 지난해 1천호를 사들이겠단 목표를 내놨지만 매입이 완료된 주택은 고작 7호에 불과했습니다.

최지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기록적 폭우로 반지하 주택이 물에 잠겼습니다.

인명 피해가 잇따르자 서울시는 반지하 주택을 단계적으로 없애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우선 산하기관인 SH공사를 통해 1천호를 매입하겠단 계획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반년간 매입을 마친 주택은 단 7호, 목표 대비 0.01% 수준에도 못 미칩니다.

실적이 저조한 이유로는 현실과 동떨어진 매입 요건이 첫손에 꼽힙니다.

다가구주택은 등기상 집주인이 1명이라 1명만 매도 신청을 하면 쉽게 사들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다세대주택입니다.

이해관계가 다른 집주인이 여럿인데, 전체 세대 절반 이상의 동의가 필요해 요건이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A씨 / 다세대주택 반지하 소유주: 지하 세대의 편의를 위해서 과연 1,2,3층 각 호실에 있는 소유주들이 협조를 할 것이냐, 몇 세대나 그걸 참여할지…. 전체 절반 이상의 동의를 받으라는 건 결국은 사업 자체를 추진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사업 주체인 SH공사는 국토교통부로 공을 넘겼습니다.

매입 요건이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예산을 지원하는 국토부가 정한 방침이라 따를 수밖에 없단 입장입니다.

[차상곤 /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정책에 가장 중요한 것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니까요. 현장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 청취를 많이 하고 더불어서 전문가 의견도 청취해서 (정책 설계를) 재정비할 필요는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SH공사는 올해도 반지하 주택 3450호를 매입하겠단 목표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현실성이 떨어지는 요건으로 사업이 헛도는 상황에서 SH가 전시행정을 위해 과도한 목표치를 세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SBS Biz 최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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