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가 인사이드] 연17% 리볼빙 1조원 '껑충'…조이기도, 풀기도 '난감'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4.19 13:58
수정2023.04.19 15:00
최근 1년 사이 카드사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이 1조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평균 금리는 연 17%대로 높지만 그만큼 리볼빙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말 기준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 3901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인 지난해 2월 6조 3832억원보다 1조원 넘게 늘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리볼빙은 일종의 대출로 당장 카드 대금 납부가 어려운 고객들이 주로 이용하는데 그만큼 가계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라며 "카드사들이 리볼빙 마케팅을 특별히 늘리는 분위기도 아니어서 말그대로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 납부일에 내야 할 금액 중 일부만 내고, 나머지는 이자를 더해 다음달로 이월하는 서비스입니다. 당장 결제가 어려운 소비자들이 연체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때 내야 할 이자 부담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난 2월 기준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7.1%였습니다.
[지난 2월말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금리는 17%대였다. 그 중 금리가 가장 높은 곳은 우리카드로 18.48%였다. (자료: 여신금융협회)]
카드사별 평균 금리를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8.48%로 가장 높았고 롯데카드(17.8%), 현대카드(17.47%), KB국민카드(17.36%), 신한카드(16.95%), 하나카드(15.74%), 삼성카드(15.59%) 순이었습니다.
신용점수가 300점 이하인 경우 최고 19%대로 사실상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한 수준입니다. 고신용자도 12.57%(신한)~16.94%(우리) 금리를 적용 받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와 같은 대출성 상품이기 때문에 부실 위험 등을 감안해 금리가 산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도 리볼빙 증가 추이와 금리 변동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습니다. 부실 우려가 큰 만큼 카드사에 설명의무를 강화토록 했고, 향후 대손충당금을 추가 적립하는 방안 등도 검토 중입니다.
다만,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적립할 경우 카드사 입장에선 손익이 늘어나는 셈이어서 자칫 리볼빙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부실을 최소화하려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까지 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연체율 관리가 관건인 만큼 당국 차원의 조치나 방안이 필요하지만 개입과 압박이 과도할 경우 카드사가 리볼빙 취급을 줄여 일부 소비자들이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며 "무분별한 리볼빙 이용을 최소화하고 금리 수준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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