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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수입사 나라셀라, '상장 잡음' 지속…비교 기업군 논란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4.19 09:56
수정2023.04.19 10:54

[나라셀라 CI]

글로벌 고가 소비재 브랜드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를 비교 대상 기업군에 포함시키며 상장을 추진해 공모가 부풀리기 의혹을 받았던 국내 1호 와인 수입사 나라셀라가 비교 기업군 논란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는 올해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정정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설명(IR)을 재개한다고 전날 밝혔습니다. 

새롭게 조정된 IPO 일정에 따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은 5월 16~17일, 공모 청약은 5월 22일~23일에 진행될 예정이며 공모 예정 주식 수는 모두 145만주, 희망 공모가 밴드는 기존 2만2천원~2만6천원에서 2만원~2만4천원으로 9.1%(하단 기준) 낮췄습니다. 

최대 공모 규모는 희망 공모가 상단 2만4천원 기준으로 약 348억원 규모입니다.

당초 나라셀라는 이달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을 거쳐 다음 달 초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계획이었지만, 비교 대상 기업에 글로벌 명품 기업을 포함시키며 고평가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증권신고서를 정정하고 기업공개(IPO)일정을 한달 정도 미뤘습니다. 

이는 증권신고서에 LVMH를 비교 대상 기업에 포함한 데 따른 것으로, 지난해 순이익이 19조원에 달하는 LVMH와 89억원에 불과한 나라셀라를 비슷한 기업군으로 놓고 봐야 하는지 상장 추진 과정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회사 측은 당시 LVMH가 모엣샹동, 크룩, 뵈브클리코, 샤또 디켐 와인, 헤네시 꼬냑 등을 대표 상품으로 보유하고 있고 전체 매출 가운데 와인과 음료 비중이 8.9%라는 점을 들어 비교 대상 기업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지만, 고평가 논란 등을 의식해 결국 LVMH를 빼고 정정신고서를 제출했습니다.
[나라셀라 증권신고서 해외 유사기업 PER 산정 자료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지만 수정 제출된 증권신고서에서도 기업 가치 산정을 위해 유사 기업군으로 포함시킨 해외 기업들의 적정성 여부와 이들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나라셀라에 맞춰 적용하는 게 맞는 것인지에 대한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당초 PER이 29.3배로 높았던 LVMH와 PER이 11.9배로 가장 낮은 롯데칠성을 각각 제외했음에도 불구하고 PER 19.9배인 'Italian Wine Brands S.p.A.'와 PER 31.7배인 'Compagnia Dei Caraibi S.p.A.' 등의 글로벌 와인 제조사를 비교 기업 대상으로 삼은 게 문제가 됐습니다. 

특히, 알베르토 나니, 스비난도, 아리스토크라티코 같은 와인 브랜드를 보유 중인 Italian Wine Brands의 경우 이탈리아와인 회사 중 처음으로 2015년 유로넥스트 증권거래소 상장에도 성공한 기업이지만, 와인 제조사와 와인 유통사의 기업 가치를 동일선상에 놓고 봐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수정신고서 제출 이후에도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당장 올 하반기부터 기관 투자자들의 허수성 청약, 이른바 '뻥튀기 청약'이 원천적으로 막히다 보니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들을 중심으로 무리하게 공모가를 높이려는 움직임과 무관치 않다고 평가합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공모가 적정성 논란은 상장 추진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라면서도 "허수성 청약이 하반기부터 제도적으로 막히게 되면 아무래도 기관 수요예측 흥행을 장담할 수 없고 일반 공모 역시 그 여파를 고스란히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공모가를 높게 잡고 가려는 움직임이 적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나라셀라의 경우 회사 기업 가치를 비교 대상 기업군에 무리하게 끼워 맞추는 모습이 없지 않다"며 "인위적으로 산정된 공모가로 인한 가격 거품은 상장 이후 꺼지는 경우가 많고, 결과적으로 일반 투자자들이 이러한 피해를 입게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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