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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야, 제로슈거 전쟁"…이 소주, 맘껏 먹어도 될까?

SBS Biz 문세영
입력2023.04.18 10:48
수정2023.05.06 09:42

요즘 식품업계 열풍의 주역은 바로 '제로'입니다.

이 열풍이 3조원 규모의 국내 소주 시장에까지 불면서 '제로슈거' 소주가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롯데칠성음료가 제로슈거 소주인 '새로'를 출시한 이후 큰 인기를 끌자, 하이트진로는 올해 초 진로 제품을 제로슈거 제품으로 선보였습니다.

시민들은 속속들이 등장하는 제로슈거 소주를 긍정적인 시각에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이에 더 많은 회사들이 '제로슈거 소주' 전쟁에 참전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참전'…제로슈거 소주 전쟁 '활활'제로슈거 소주의 첫 시작을 알린 '새로'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은 것이 현재 제로슈거 소주 전쟁의 이유로 꼽힙니다.

새로는 출시 첫 달인 9월, 25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10월 27억원, 11월과 12월에는 각각 56억원, 76억원 등 증가세를 보이며 승전고를 울렸습니다.

새로의 인기는 올해에도 계속됐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올 1~3월 새로 매출액이 평균 90억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으며, 지난 3월 기준 9천만 병 판매고를 올렸고, 이달 말 1억 병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새로의 질주에 하이트진로가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 '진로'를 제로슈거로 리뉴얼 후 출시했습니다.

알코올 도수는 새로와 같은 16도로 낮췄고, 칼로리는 기존보다 10㎉ 낮으며 새로보다 6㎉ 낮은 320㎉로 맞췄습니다.

'제로슈거 소주' 열풍은 수도권을 벗어나 지방 곳곳에도 흘렀습니다.

지역 향토 소주 기업들도 기존 제품들의 설탕을 섞지 않은 제품들을 선보인 것입니다.

부산 지역 향토 기업인 대선주조는 지난해 초 주력 제품인 대선을 제로슈거로 내놓는가 하면, 올해 초에는 C1블루 제품을 '무가당' 16.5도 소주로 리뉴얼해 내놨습니다.

옆 동네인 대구·경북지역 향 기업인 금복주는 지난해 9월 무가당 소주인 제로 투를 선보였습니다.

이어 충청지역 향토 기업인 맥키스컴퍼니는 올해 초 국내 최저 도수인 14.9도와 최저 칼로리인 298㎉를 가진 선양 등을 선보이며 제로슈거 전쟁에 참전했습니다.

진짜 괜찮을까?…'칼로리가 0이 아닌데'소주 대신 제로슈거 소주, 안심하고 마음껏 먹어도 되는 걸까요?

당류가 들어가지 않는 무당 소주는 설탕 대신 '합성감미료'가 들어갑니다.

설탕보다 무려 600배 높은 단맛을 내는 수크랄로스와 200배 단 아세설팜칼륨, 사카린, 아스파탐 등이 주요 합성감미료입니다.

합성감미료에 대한 의견은 분분한데요.

권훈정 서울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합성 감미료들은 동물 실험을 통해서 안전이 이미 입증된 물질들"이라며, "더군다나 우리가 먹는 양은 실제로 시험에 사용했던 양보다 훨씬 적은 양을 먹기 때문에 안전에 대해서는 우려가 없다"고 안심하라고 전했습니다.

반면 합성감미료 검증이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김규리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교수는 "합성감미료가 아직은 장시간의 안정성에 대한 연구가 아직 충분하게 나와 있지는 않다"고 우려했습니다.

김 교수는 이어 "아마 이게 올해부터 칼로리를 주류에도 표시해야 된다고 명시가 되면서 회사에서 약간 제로슈거 제품들을 더 출시하는 것 같다"며 제로슈거 소주는 건강이 아닌 마케팅 경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설탕이 있냐 없냐보다 소주 칼로리가 줄었냐, 늘었냐 여부가 건강에 더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제로슈거 소주는 칼로리만 따지면 종전보다 극적으로 줄진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소주 한 병이 330㎉ 정도 되는데, 같은 업체에서 내놓은 제로슈거 소주는 320㎉입니다.

설탕을 뺐는데도 칼로리가 크게 줄지 않은 것은 애당초 소주는 당이 많이 들어가지 않고, 알코올 자체가 1g당 7㎉로 고열량이기 때문입니다.

설탕이 확실히 빠진 것은 맞지만, 건강에 더 좋다고 보기는 어렵고, 결국 칼로리 덩어리인 소주는 조절해서 마셔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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