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다녀도 말단"…'깜깜이' 승진에 새마을금고 직원들 '부글부글'
SBS Biz 오서영
입력2023.04.17 15:53
수정2023.04.18 14:36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정하는 인사 규정이 있는데도, 개별 지역 새마을금고의 승진은 사실상 금고 이사장 권한에 따라 이뤄져 내부 직원들 반발이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새마을금고 직원들은 사내 익명게시판에서 "6급을 20년 할 기세다", "6급 말 호봉에서 몇 년씩 있는데 위 직급만 승진한다", "최소 8년 정도면 자동진급할 수 있게 만들 수 없나" 등의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현재 새마을금고는 6단계의 직급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최하단인 6급은 주임·계장, 5급 대리·과장, 4급 부장·차장, 3급 상무·부장, 2급 전무·상무 그리고 1급은 전무에 해당합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에 따르면 중앙회가 정한 각 직급의 최저 연한은 6급이 4년, 5급부터 2급까지는 5년입니다.
이는 중앙회 차원에서 인사 규정상 상위 직급으로 승진하기 위해서 각 직급에 머물러야 하는 최저 근속 연한을 정해놓은 것입니다.
하지만 6급 최저 연한 4년을 훌쩍 넘기고도 10년 이상 승진을 못 하는 실정이 태반이라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개별 새마을금고는 부장 이하 직급에서 승진 시험 등 정해진 공식 절차가 없으며, 사실상 각 금고 이사장 결정에 따라 결정되는 실정으로 파악됩니다.
대졸 정규직 공개채용으로 입사한 지 10년 이상 된 한 6급 A직원은 "말이 정규직이지 사원인 상태로 10년, 20년 머물러 있으면 무기계약직 아니냐, 인사권 가진 이사장이나 실무책임자의 평가로 승진이 진행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A직원은 "시험을 보든 객관적인 평가로 승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마을금고 내부 시스템을 통한 사번 조회 결과, 지난해 하반기 기준으로 20년 가까이 된 6급 직원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개별 금고마다 지난 2008년과 2009년, 2010년 입사했는데도 여전히 6급 직책인 사원이 있는 지점이 상당수 확인됐습니다.
다른 상호금융조합의 경우는 상황이 달랐습니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단위 농협조합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진급하거나 과장 등의 시험 자격이 주어져 시험을 보는 식으로 승진이 이뤄집니다.
신협중앙회도 "조합 직원의 승진은 조합 직원 공동승진 자격 고시 합격 여부, 능력평정, 업적평정, 경력평정 등 고려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큰 틀은 중앙회에서 정해서 (개별) 금고에 적용하지만 금고마다 사정이 다르고 금고에 권한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앞으로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서 합리적으로 인사평가와 제도가 운영될 방안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런 직급체계는 연봉에도 영향을 미쳐, 승진 문제가 '임금 동결'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내부에서 나옵니다.
현재 새마을금고의 경우 9호봉 체제로 6급 사원이 15년 차가 되더라도 최대 9호봉까지만 인정받아야 하는 구조입니다.
여기에다 호봉에 붙는 인센티브는 과장 이하 직급은 '승격 수당' 이름으로 10만원 내외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하지만 부장 이상의 직급은 '책임자 수당'으로 이름으로 수십만원대를 넘기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대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승진이 어려우면 호봉이라도 올리게끔 9호봉제를 만들었는데, 더 올릴 경우 호봉만 올리면서 승진 수요를 잠재우려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인센티브 관련해서는 "중앙회에서는 수당을 유연하게 적용하게 현실화하라고 했는데, 일부 금고에서 경직적으로 적용하는 것 같아 중앙회에서 지침을 내릴 때 수당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계속 지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금융당국 관리 사각지대에 있는 새마을금고는 허술한 내부 통제체계 문제로 금융감독원으로 감독 권한 이관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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