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PF사업장 선별작업 본격화…채권시장 긴장 고조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4.17 08:42
수정2023.04.17 09:06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당국의 대주단 협약 가동을 앞두고 부실 사업장 선별작업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채권시장 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하향 안정화됐던 PF-자산유동화기업어음, ABCP 금리가 최근 재상승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3개월 만기의 A1등급 PF-ABCP의 일별 금리 평균은 지난 13일 4.4%로, 지난 2월 말 4.0∼4.1% 당시와 비교해 재차 오름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신용도가 더 낮은 A2등급 PF-ABCP의 일별 금리 평균은 더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지난달 초 금리 평균은 5%대였으나 지난 13일 기준으로 7.8%로, 지난 11일에는 8.9%까지 오르기도 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PF-ABCP 금리가 오른 주된 배경으로 대주단 협약 가동을 꼽고 있습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PF-ABCP의 수요가 감소한 것은 이달 대주단 협약 체결을 앞두고 금융기관들이 PF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줄였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주단 협약 과정에서 정상 사업장과 부실 사업장으로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협약 체결에 만기 연장과 같은 조항이 적용되면 뜻하지 않게 상환이 지연되는 상황 등이 발생할 수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당국은 사업성이 우려되는 사업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도록 모든 금융권이 참여하는 PF 대주단 협약을 이달 중 가동해 사업 재구조화를 지원할 방침을 세운 상태입니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향후 대주단의 기조가 부실 털기와 원활한 지원 중 어느 쪽에 중점을 둘 지에 따라 시장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면서 "기본적으로 대주단이 지원이라는 '당근'과 구조조정이라는 '채찍'을 병행하는 과정에서 단기적으로는 투자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중소형 증권사들의 PF-ABCP 관련 유동성 경색 해소를 지원하고자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동해 온 매입 프로그램 운용 기간을 기존 5월 말에서 연말까지 늘리기로 한 상태입니다.
이와 관련해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지난 10일 "작년 말부터 진행된 PF-ABCP 매입 프로그램과 정부의 지원책, 업계 구조조정 등을 통해 지금은 매끄럽게 연착륙하는 분위기"라며 "크게 걱정할 정도가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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