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고객 돈은 싸게, 빌려줄 땐 비싸게…증권사 이자장사 '너무하네'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4.11 17:51
수정2023.04.12 17:21

[앵커] 

증권사들도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매년 수천억 원의 이자장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줘야 할 이자는 쥐꼬리만큼 주고 반대로 받아야 할 이자는 왕창 받은 건데요. 

나름 시중 금리를 반영했다지만, 과도한 이자 장사가 아니냐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조슬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주식을 사고팔려면 증권회사에서 계좌를 만들고 돈을 넣어야 합니다. 

고객 돈인 이 예탁금은 증권사에서 한국증권금융에 맡깁니다. 

한국증권금융이 이 돈으로 국채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면 증권사들은 수익의 일부를 예치금 이용료 명목으로 돌려받게 됩니다. 

국내 30개 증권사가 이렇게 챙긴 수익이 최근 4년간 2조 5천억 원에 달하지만, 정작 돈의 주인인 고객들에게는 6천억 원만 되돌려줬습니다. 

증권금융에서 연 2% 이자를 받아 고객에겐 0.4%의 이자만 떼어준 셈입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국내 증권사 10곳 중 7곳은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이 0.5%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의정/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 증권사들만 지나치게 제로금리에 가깝게 (예탁금 이용료율을) 책정한다는 것은 (증권사가) 고객을 우롱하는 행위가 아닐까 하는 시각도 있거든요.] 

사실상 무이자로 고객 돈을 쓰면서도 고객들에게 돈을 빌려줄 때는 높은 이자를 물렸습니다. 

대출 기간에 따라 짧게 빌려도 5%대 안팎, 두 달 이상 길어지면 최고 10% 육박하는 금리를 적용했습니다. 

고객의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만큼 원금을 떼일 확률이 낮은데도 은행 대출 이자보다 높은 이자를 받고 있는 겁니다. 

금융감독원은 증권사 이자율과 수수료율이 합리적으로 책정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구속력 있는 방안이 나오지 않는 한 이자 장사 행태는 막기 어려워 보입니다. 

SBS Biz 조슬기입니다.

ⓒ SBS Medianet & SBSi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조슬기다른기사
도지코인, 최근 일주일 150% 폭등…'밈코인 선봉'
비트코인 시세 요동…9만3천달러 찍고 8만9천달러 후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