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에코프로 그룹주 된서리 맞은 펀드매니저…"성과 못내 죄송"
SBS Biz 조슬기
입력2023.04.11 10:59
수정2023.04.11 17:08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 1분기 고객레터 (자료=타이거자산운용 홈페이지 갈무리)]
최근 과열 논란을 비웃으며 코스닥시장에서 폭등세를 이어가는 에코프로 그룹주로 인해 펀드매니저들도 때아닌 된서리를 맞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타이거자산운용투자일임(이하 타이거자산운용)은 최근 1분기 투자운용 고객레터를 통해 최근 코스닥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을 예측하지 못하면서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며 투자자들에게 사과했습니다.
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 대표는 "이번 분기 고객 레터를 작성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다"며 "올해 1월부터 시장에 대한 전망이 틀렸고 시장이 오른다고 해도 크게 오르지 못하고 짧은 기간에 그칠 것이라 생각했는데, 1분기 현재까지 주식시장은 생각보다 많이 올라와 있는 등 단기 전망이 이렇게나 틀렸다는 점에서 참 민망스럽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이 대표는 "코스닥 시장의 경우 +15% 상승 가운데 +10%의 상승은 단 2종목만으로 만들어졌다"며 "이 2종목이 코스닥지수에서 제외된다고 가정하면 올해 코스닥 시장은 +5% 상승한 상황으로 저희는 시장의 과도한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고 털어놨습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언급한 단 2종목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와 2위 종목인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를 뜻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시장에서는 에코프로 그룹주가 지수를 견인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전날 에코프로 그룹주(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코프로에이치엔)의 시가총액은 48조5천253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직전 거래일인 7일(41조3743억원)보다 7조1천510억원 불어난 규모입니다.
반면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은 3조8천837억원 증가하는 데 그치면서 에코프로 그룹주의 시가총액 상승분이 코스닥의 두 배 수준을 기록하는 등 에코프로 그룹주의 주가 향방에 따라 지수도 함께 움직였습니다.
이 대표는 "저희는 저희가 가지고 있는 시장 전망이 틀려도 중간은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쏠림 현상에 대한 대비가 전혀 없었기에 현재 시점까지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고금리 상황이 발생시킬 수 있는 여러 경제의 부작용을 고민하고 있던 시점에 시장의 쏠림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차전지 섹터가 결과적으로 자신들의 접근 전략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시장 대응에 사실상 실패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2차전지 섹터의 경우 고금리로 자동차 수요가 줄어들면 가격이 더 비싼 전기차 수요도 영향이 있지 않을까에 대해 고민했다"면서도 "미국발 보조금과 더불어 성능에 확고한 우위가 있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이어지겠지만 현재 금리 대비 시장에서 매력도가 크지는 않다고 판단돼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2차전지 관련주 수준에서는 매수를 이어갈 계획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시장은 지난 2달간 2차 전지 가운데서도 소수 종목만 낮은 가격이 아닌 높은 가격에서 거래되는 몇 개의 종목만을 다른 세상으로 보냈다"며 "저희는 향후 다가올 경기 침체에 대비해 주식 매수에 대해 보수적으로 대응하고 있었지만, 시장은 반대로 가장 매력 있지만 가장 비싼 섹터에서 가장 비싼 종목들을 가장 공격적으로 대응해 당혹스러웠다"고 고백했습니다.
또한 펀드매니저로서 지금의 시장 왜곡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 상황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시장이 모습에 적응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현재의 상황이 고통스럽지만 이겨낼 것임을 다짐했습니다.
이 대표는 "현재 시장의 쏠림과 왜곡이 있는 만큼 장기 투자자들에게는 기존에 보고 있던 주식들을 더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며 "현재 저희는 조심스럽게 이 과정을 매일매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는 "올해는 저희가 섣부른 행동을 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금리로 인한 부작용이 조금씩 나오고 있고 통화량의 축소도 계속 진행되며 시장이 좋아질 수 있는 환경과 그렇지 않은 환경이 5:5"라며 "올해는 공격보다 수비가(지키는 것이) 더 중요한 한 해로 판단되는 만큼 버티고 있다면 언젠가는 저희에게도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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