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공백에 결국…KT, 1분기 '역성장' 현실화 전망
SBS Biz 배진솔
입력2023.04.08 12:02
수정2023.04.08 20:54
경영 공백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KT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새로운 대표이사(CEO) 선임에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영 불확실성과 실적 악화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KT의 외국인 보유율은 한달새 3%포인트(p)가량 급감했습니다.
KT, 1분기 영업익 11% 뒷걸음질 전망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는 올해 1분기 5천56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21% 감소한 수치입니다.
KT가 1분기 역성장을 보인 것은 지난 2020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입니다.
2020년 3월 구현모 대표가 선임된 이후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의 전환을 추진한 이후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셈입니다.
같은 기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7%, 9% 가까이 영업이익이 늘어난 것으로 예상됩니다.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KT만 뒷걸음을 친 겁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지속된 대표이사 선임 문제가 실적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구현모 전 대표의 연임 실패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의 대표 선임 실패로 KT 내부 경영에 차질이 생겼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투자 유치를 통해 사업 확대를 꾀하던 KT클라우드의 투자 입찰이 마무리되지 않고 있으며 KT의 지주형 전환 작업도 사실상 멈춘 상태입니다. 롯데렌탈과 함께 베트남 시장을 공략하려던 헬스케어 사업 역시 구 대표의 연임 실패로 진척이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입니다.
이처럼 경영 공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급변하는 ICT 환경 속에서 디지코 전략의 연속성을 해치고, 기업 가치를 낮추는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연초까지 상승세를 보이던 KT의 주가 흐름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도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달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주요 외국인 주주들도 KT 엑시트에 나서는 모습입니다. 실제로 KT의 주요 주주였던 '티 로우 프라이스 어소시에이트'는 지난 2월 27일부터 본격적인 매도 전략을 펼치며 기존 3.46%였던 지분 비중을 지난달 31일 기준 2.52%까지 낮췄습니다. 전체 외국인의 KT 지분 보유율은 3월 초 43.07%에서 전일 40.66%로 급감했습니다.
5개월은 CEO 공백…대주주 영향력 커질 듯
차기 대표이사 선출까지는 지금부터 적어도 5개월 정도 걸립니다. 사실상 해체된 이사회를 새로 구성하고, 차기 대표이사 선출 등의 절차를 밟게 됩니다.
우선 KT는 국민연금과 현대자동차, 신한은행 등 주요 주주들에게 신규 사외이사 선임 등을 위한 외부 전문가 추천을 요청했습니다.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설치키로 한 한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 주주들이 추천한 전문가를 참여시키겠다는 겁니다. 외부 전문가 추천 공문은 KT지분 1% 이상을 보유한 주주 17곳에 발송됐습니다.
이에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국민연금공단(8.53%), 현대차그룹(7.79%), 신한은행(5.58%) 등 대주주 영향력도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업계는 TF의 개선안을 바탕으로 꾸려질 새로운 이사회가 현 정권과 소통이 가능한 인사들 위주로 꾸려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KT 전직 임원 모임 ‘K 비지니스 연구포럼’(의장 한영도 상명대 교수)에서 활동하는 케이티 소액주주들은 어제(7일) "박종욱 대표이사 직무대행 주도의 지배구조 개선 논의는 위법 소지가 크고, 경영 공백 장기화에 따른 혼란으로 기업 가치 훼손뿐만 아니라 협력업체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판단돼, 포럼에서 활용하는 케이티 소액주주들과 함께 질의서를 발송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대표이사 선임 건으로 지금까지 5개월, 앞으로 비상경영 5개월을 합하면 총 10개월 경영공백으로 투자와 임원인사 등 주요 경영의사결정이 중지돼 경영성과와 주주가치에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협력업체들은 구제금융(IMF) 때보다도 더 버티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 대책이 무엇이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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