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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허락 없이 남의 건물서 음주 측정은 위법"…측정 거부에 '무죄'

SBS Biz 김기호
입력2023.04.07 09:02
수정2023.04.07 11:52


경찰이 관리자 허락 없이 건물에 들어가 음주운전 혐의자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우 이를 거부해도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오늘(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A씨의 도로교통법상 무면허 운전을 유죄, 음주 측정 거부를 무죄로 판단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A씨는 2021년 4월17일 충북 옥천군의 한 식당에서 나와 300m가량 차를 몰아 안마시술소로 들어갔습니다.

이후 음주운전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안마시술소에 들어가 음주 측정을 요구했으나 A씨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A씨는 무면허 운전과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법원은 경찰의 음주 측정 요구가 위법하게 이뤄졌다며 이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경찰관들이 안마시술소 건물 관리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들어가 A씨에게 음주 측정을 요구했는데, 이는 위법한 수색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안마시술소 관계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손으로 A씨가 있는 방을 가리키며 사실상 수색에 동의했다고 주장했지만, 폐쇄회로 화면에는 안마시술소 관계자가 이 같은 몸짓을 하는 장면이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1심은 "피고인이 술에 취한 채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다 해도 경찰 공무원들의 위법한 음주 측정 요구에까지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고 이를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이에 불응했다고 음주 측정 거부 혐의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불복해 상소했으나 23심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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