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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필수 아닌 선택…"비혼 선언하고 돈·휴가 받았어요"

SBS Biz 문세영
입력2023.04.06 13:58
수정2023.04.08 20:55


전국 미혼 남녀 10명 중 6명이 결혼 계획이 없는 가운데, 비혼 직원을 대상으로 한 복지 제도를 만든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 1월부터 결혼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비혼 직원에게 결혼한 직원과 똑같은 수준의 축하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LG유플러스는 근속 기간이 5년 이상인 만 38세 이상 비혼 직원을 대상으로 기본급 100%와 특별 유급휴가 5일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금액으로는 약 400만원 수준입니다.

이 같은 복지 제도의 변화는 기혼자와 비교해 미혼자가 받는 혜택이 적기 때문에 형평성 차원에서 시도한 것입니다.

결혼을 비롯한 각종 축의금, 자녀 학자금 등 기혼자에게만 쏠려 있는 대기업들의 혜택에 미혼자들의 불만은 계속 됐었습니다.

이에 LG유플러스는 미혼자에게도 기혼자와 동일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비혼 지원금’ 제도를 만든 것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비혼 지원금 시행 한 달 만에 6명이 신청하는 등 직원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또, SK증권은 올해 1월 노사 간 교섭에서 직원들이 결혼할 때 제공하던 복지 혜택인 축하금 100만원과 유급 휴가 5일을 40세 이상, 근속 기간 5년 이상인 비혼 선언 직원에게도 동일하게 지급하겠다는 합의안을 만들었습니다.

KB증권도 앞서 지난해부터 비혼 선언을 한 만 40세 이상 직원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들에서 사내 복지 제도를 비혼에 초점을 맞추는 데는 최근 젊은 층에서 비혼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직장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에서도 ‘비혼 선언’ 및 비혼 관련된 콘텐츠들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는 게, 혼인 건수는 점점 줄고 있는 반면, 결혼에 대한 인식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19만3천건으로 전년보다 9.8% 감소했습니다.

통계를 작성한 1970년 이후 51년 만에 최저치입니다.

또, 결혼도 점점 늦게 하는 추세입니다.

최근엔 평균 초혼 연령이 남녀 모두 30세를 넘어섰습니다.

30년 전에는 평균 초혼 연령이 여성은 24.8세, 남성은 27.9세였는데, 2021년에는 여성 31.1세, 남성 33.4세로 각각 6.3세, 5.5세 높아졌습니다.

결혼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습니다.

지난 8일 온라인 여론조사 기관 피앰아이가 전국 만 19~59세 미혼 남녀 2천400명을 대상으로 결혼 계획에 관해 묻자, 현재 '결혼 계획 없음' 응답 비율은 61.4%를 기록했습니다.

미혼인 사람 10명 중 6명은 결혼 계획이 없는 셈입니다.

2명 중 1명은 비혼 의사까지 있었습니다.

남성의 비혼 의사는 53.9%, 여성의 비혼 의사는 68.6%로 여성의 비혼 의사가 남성 대비 14.7%p 높게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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