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덕 톡톡?...현대 체크카드 1년새 70% 급증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4.05 11:20
수정2023.04.05 14:51
지난해 하반기 애플페이의 '국내 도입설'이 제기된 이후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매달 늘고 있습니다. 은행계 카드사마저 체크카드 수가 감소하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5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현대카드의 사용가능한 체크카드 수는 17만9천장으로 집계됐습니다. 1년 전 10만5천장과 비교하면 70% 급증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하나카드가 2.2%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모든 카드사들의 체크카드 발급량이 줄었습니다. 삼성카드와 롯데카드 등 기업계 카드사 뿐만 아니라 은행계 카드사들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 특성상 주 고객층은 청소년이나 대학생, 사회초년생인 경우가 많다"며 "애플리케이션 등 비대면을 통해서도 돈을 송금·인출하는 데 무리가 없어 체크카드 발급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카카오페이나 네이버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 등장으로 지급결제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구조적 변화가 나타난 점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증가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됩니다. 올해 애플페이의 국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 주 요인으로 꼽힙니다.
[애플페이가 지난 21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현대카드)]
실제 지난해 10월경 애플페이 도입설이 제기된 직후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현대카드에서 발급 가능한 체크카드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통상적으로 신용카드에 먼저 관심을 갖게 된다"며 "애플페이 이용자의 연령대가 낮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설명했습니다.
애플페이 도입 여부와 시행 일자 등이 포함된 현대카드 약관이 유출된 지난해 10월 현대카드의 사용가능한 체크카드 수는 12만장이었습니다. 물론 같은 기업계 카드사인 삼성(55만5천장), 롯데(52만1천장)에 비하면 20% 수준이지만, 발급량 증가세는 뚜렷했습니다. 6개월 가까이 매달 두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또, 현대카드가 지난해 SC제일은행과 제휴를 맺고 체크카드를 선보인 영향도 적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기존에 SC제일은행 체크카드는 삼성카드로만 발급이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삼성카드에 이어 현대카드도 SC제일은행과 제휴를 맺으면서 영업점을 통한 고객들의 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 이용자들의 재구매율, 충성도 등을 감안하면 현대카드의 체크카드 발급 증가세는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절대적 규모는 작지만 체크카드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까지 보면 장기적으론 시장 판도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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