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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비싸니 버거라도 먹어볼까?…구찌·루이비통 식당 '예약전쟁'

SBS Biz 문세영
입력2023.04.05 10:57
수정2023.04.06 10:11

[5월 오픈 예정인 루이비통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앳 루이비통’(사진=루이비통 제공)]
디올·루이비통·에르메스·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 식음료 사업에 앞다퉈 진출한 가운데, 아메리카노 한 잔에 2만원, 한 끼에 30만원에 육박하는 등 비싼 가격에 더욱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루이비통·구찌 레스토랑, 한 끼에 12만~30만원 수준루이비통은 오는 5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루이비통 메종 서울’에서 팝업 레스토랑 ‘이코이 at 루이비통’을 연다고 오늘(5일) 밝혔습니다.

앞서 루이비통은 지난해 5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팝업 레스토랑을 열었는데, 이번엔 영국 런던에 위치한 미슐랭 투스타 레스토랑인 '이코이(Ikoyi)'와 협업할 예정입니다.

이번 루이비통 팝업 레스토랑은 모두 오는 17일 온라인 예약 플랫폼 ‘캐치테이블’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아직 메뉴와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한편 지난해 열었던 팝업 레스토랑은 인당 점심 코스가 15만원, 저녁 코스가 30만원 수준이었으며, 모두 예약 접수를 시작한 지 5분도 되지 않아 모두 마감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바 있습니다.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사진=구찌 오스테리아 서울 홈페이지 캡처)]
구찌도 지난해 3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을 열었습니다.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은 이탈리아 피렌체에 처음 소개된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가 미국 베벌리힐스, 도쿄 긴자에 이어 세 번째로 오픈한 레스토랑입니다.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은 매달 24일 자정에 다음 달 예약이 열리는데, 온라인 예약 플랫폼 ‘더예약’·‘캐치테이블’ 등에서 예약할 수 있으며, 오늘(5일) 기준 당일 예약도 가능한 수준이어서 예약이 어렵진 않아 보입니다.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은 코스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는데, 5코스는 12만원, 7코스는 17만원입니다.
커피 한 잔에 2만원 육박…그래도 '예약 전쟁' 
[카페 디올 메뉴(왼쪽), 카페 디올 전경(오른쪽) (사진=네이버 메뉴, 카페 디올 홈페이지 캡처)]
명품 브랜드들이 식사를 제공하는 레스토랑 시장에 진출하기 이전에 먼저 도전한 시장은 카페 시장이었습니다.

크리스찬 디올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팝업 스토어 ‘하우스 오브 디올’ 5층에 ‘카페 디올’에서 브런치와 디저트를 판매하는 카페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인테리어부터 다기까지 모두 디올 제품으로 꾸며져 있으며, 아메리카노 한 잔에 1만9천원, 카페 라테 2만원, 오렌지주스 2만4천원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에 첫선을 보인 카페 디올은 현재 8년째 운영 중으로, 네이버예약 페이지를 통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에르메스도 서울 강남구 청담동 건물 지하에 ‘카페 마당’이라는 카페를 운영 중입니다.

호텔신라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모든 식기는 에르메스 제품을 이용하고 있고, 가격은 애프터눈 티 세트가 2인에 6만3천원, 아메리카노가 1만1천원으로 형성돼 있습니다.

이곳은 다른 명품 브랜드의 레스토랑이나 카페와는 달리 예약 없이 오직 워크인(당일 방문)으로만 운영되는 점이 특징입니다.
[카페 마당 (사진=에르메스 홈페이지 캡처)]
"MZ세대, 명품 주요 타깃층 되다…마케팅 일환"
이처럼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국내에 레스토랑 및 카페를 운영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MZ세대의 명품 소비 트랜드에 있었습니다.

코로나 펜데믹으로 MZ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어 주요 고객층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런 MZ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명품 브랜드들의 식음료 사업 진출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한국에서 레스토랑과 카페를 잇따라 선보이는 데는 한국이 중국만큼 명품 업계의 주 고객층으로 급부상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규모는 21조1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8% 증가했습니다.

같은 기간 한국 명품 소비 지출액은 약 168억 달러, 우리돈 약 20조9천억원으로, 이를 국민 1인당 평균 금액으로 환산하면 325달러, 약 43만원으로, 전년보다 24% 늘어난 수준입니다.

미국의 1인당 평균 명품 소비 지출액이 280달러, 우리돈 34만8천원이었고, 중국이 55달러, 우리돈 약 6만8천원이었는데, 두 국가를 모두 제치고 한국이 전 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MZ세대의 명품 소비가 늘면서 명품 브랜드들의 주요 타깃층이 됐는데, MZ세대가 중요하게 여기는 ‘경험’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성세대는 명품처럼 좋은 물건이 있으면 단지 소유하는 것에서 만족했다면, MZ세대는 제품을 소유함과 동시에 그 제품을 사용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제품을 사용했을 때의 경험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교수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MZ세대는 단순히 명품을 소유하는 걸 넘어서 카페나 레스토랑을 방문하면서 체험적인 측면, 경험적인 측면에서도 만족감을 얻는다”며, “특히 명품 브랜드가 운영하는 카페의 경우 2~3만원을 쓰면서 명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명품을 경험하는 듯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서 만족감을 느끼기 때문에 인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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