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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처럼 삼성도 수수료 부과?…카드업계 '촉각'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4.04 17:30
수정2023.04.04 17:30


애플페이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카드업계에선 '수수료율'이 주요 이슈로 떠올랐습니다. 삼성페이와 달리 애플페이는 카드사에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기 때문입니다. 업계 안팎에선 조만간 삼성페이도 유료화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4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지난 2015년 8월 삼성페이 도입 이후 매년 8월 제휴 계약을 연장해왔습니다. 사실상 자동연장되는 개념인데 올해는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달 21일 국내 정식 출시된 애플페이가 카드사에 0.15% 수준의 결제 수수료율을 부과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이는 애플페이가 도입된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중국의 5배 수준입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으로부터 받는 카드 수수료율이 매년 인하되면서 국내 카드사들의 수수료 수익은 더 악화되는데 여기서 일부를 떼어 줘야 하는 것"이라며 "애플페이 도입설이 나온 이후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에 주목했던 것도 이런 이유"이라고 말했습니다. 

반면,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8월 출시 이후 제휴 카드사와 가맹점에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카드 결제를 보조하는 밴(VAN)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업체(PG사)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수수료 수익을 거두기 보다 이를 무료로 지원하는 것이 삼성페이 활성화뿐만 아니라 삼성 스마트폰 보급 및 경쟁력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 카드업계에선 "앞으론 좀 다를 것"이라며 삼성페이의 유료화 전환 가능성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측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상황이 달라졌으니 삼성페이가 기존 방침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립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년 계약이 연장되는 개념이었지만 올해는 상황이 좀 다를 수 있어 보인다"며 "계약이 만료되기 전 수수료율과 관련한 지침이 어떻게 나올지 봐야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삼성페이가 카드사에 수수료를 부과하더라도 제휴를 중단할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그었습니다. 당장 삼성페이에서 카드 이용이 어려워지면 고객이탈 등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렇게 되면 애꿎은 소비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란 우려도 나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애플페이의 시장 진출로 삼성페이도 수수료율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며 "카드사에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면 결국 상품이나 서비스, 마케팅 등 다른 영역에서 비용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예상했습니다. 

애플페이 수수료와 관련해선 "현재는 0.15% 수준에서 인상될 가능성이 없지만 향후 시장 점유율이 확대될 경우 수수료율이 오를 수 있다"며 "결국 페이사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될 요인이 많은데, 소비자 입장에선 중장기적으로 좋지 않은 현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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