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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 넘겨 수입

SBS Biz 윤지혜
입력2023.04.03 10:52
수정2023.04.03 10:53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항해 서방의 대(對)러시아 제재 행렬에 동참한 일본이 에너지 시장에선 러시아를 완전히 끊어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이 올해 러시아산 석유를 가격 상한을 넘긴 가격에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현지시간 2일 보도했습니다.

WSJ는 미국의 가장 가까운 아시아 동맹국 중 하나인 일본이 미국의 주도하에 진행 중인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에서 발을 빼 동맹에 균열을 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일본 공식 무역 통계를 보면 일본은 올해 1∼2월 러시아 석유 약 74만8천배럴을 총 690억엔(약 5천200만달러·680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럴당 약 69.5달러에 구매한 것입니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7개국(G7)과 유럽연합(EU), 호주가 시행하는 러시아산 원유 및 정제 유류제품에 대한 가격 상한인 배럴당 60달러를 훌쩍 넘는 수준입니다.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일본은 이 부분에 대해 작년에 미리 미국의 양해를 받았다고 WSJ은 전했습니다.

미국은 러시아 극동 에너지 개발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일본이 구매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는 오는 9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가격 상한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산 에너지 제재에 참여하는 서방의 단결이 쉽게 흔들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WSJ은 지적했습니다.

유럽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크게 낮춘 것과 대조적으로 일본은 지난 한 해 동안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오히려 늘렸습니다.

일본의 작년 러시아산 천연가스 수입량은 전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일본이 수입하는 천연가스 중 러시아산의 비중은 거의 10분의 1을 차지합니다. 이는 대부분 사할린-2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천연가스입니다.

사할린-2 프로젝트에는 일본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미쓰이물산과 미쓰비시상사는 사할린-2 프로젝트의 지분 총 22.5%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러시아와 분쟁 중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러시아 에너지를 지속해서 구매해왔습니다.

이런 상황은 일본의 전폭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가로막는다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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