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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IRA 보조금 韓기업 숨통…K-배터리 '탈중국'해야 [글로벌 뉴스픽]

SBS Biz 윤지혜
입력2023.04.03 05:52
수정2023.04.03 09:02

기자가 콕 짚어 전하는 뉴스, 뉴스픽입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부 조건 발표에 우리 기업들이 한숨을 돌리게 됐습니다.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 중 배터리 광물, 부품 요건을 충족하기가 한결 쉬워졌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2025년에는 중국산 광물 사용이 사실상 금지돼 K-배터리의 공급망 다각화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윤지혜 기자와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번에 세부안이 발표됐는데 어떻게 평가해야 합니까?
'최악은 피했다'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기차 세액공제 요건은 크게 '배터리 부품'과 '핵심광물'로 나뉩니다.

두 가지 요건을 맞추는 차량에만 각각 3750달러씩, 총 7500달러의 혜택을 주는데요.
친환경차 세액공제 보조금을 100% 받기 위해서는 일단 북미 지역에서 전기차를 생산하면 됩니다.

절반인 3750달러라도 받으려면 핵심광물과 부품을 미국에서 조달하면 되는데요.

이번에 미 재무부가 발표한 세부지침에 따르면, 핵심 광물이 미국, FTA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수입한 재료라도 미국과 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가공할 경우 보조금을 주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업계는 기존 공정을 바꾸지 않아도 IRA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떤 영향을 받게 됩니까?
일단은 IRA 관련해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요청 사항이 반영됐다는 분위기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주요 배터리 업체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는데요.

현대자동차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제네시스 GV70 전기차가 북미 최종 조립 요건을 달성하면서 지난달 말 세액공제 대상 차량에 공식 포함됐습니다.

그러나 배터리 광물·부품 요건이 시행되는 이달 18일부터는 다시 보조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는데요.

테슬라, 포드 등 경쟁 업체 역시 수혜 차종이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2025년부터는 중국산 광물을 쓰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우리나라 입장에선 공급망 재편이 불가피해 보이죠?
네, 현재 우리나라 배터리업체의 경우 리튬(58%), 코발트(64%), 흑연(70%) 등 광물의 중국 의존도가 절반 이상입니다.

당장은 중국산 핵심 광물을 한국에서 가공해 쓸 수 있지만 2025년부터는 이조차 아예 막힐 수 있는 것인데요.

공급망 다변화라는 시급한 과제를 떠안게 됐습니다.

이러는 사이 테슬라 등 미국의 업체들은 오히려 중국과 협력하며 IRA법을 우회하고 있잖아요?
테슬라가 세계 배터리 점유율 1위 기업인 중국 닝CATL과 합작해 미국 텍사스주에 배터리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이 방안은 앞서 미국 포드자동차가 추진하는 미시간주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과 유사한데요.
미국 기업의 외형을 갖춰 중국 등 '우려 국가'에 의해 제조된 배터리 부품 사용을 사실상 금지한 IRA를 우회하겠다는 꼼수로 분석됩니다.

전기차 시장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배터리 업체는 공급이 제한적입니다.

미국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과 손을 잡기 시작하면서 K-배터리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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