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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반지 한 돈이 40만원, 지金이라도 살까?

SBS Biz 문세영
입력2023.03.31 09:53
수정2023.04.01 20:36

지난달 31일 금값은 35만3천원이었으며, 지난달 20일에는 금값이 36만2천원까지 치솟았습니다.

2013년부터 2020년까지 약 8년 동안 20만원대에 머물던 금값은 지난해 1월 30만원에 접어들고, 최근 금값은 역대 최고 수준입니다.

불황기에 금값이 오르니 금을 사려는 게 아닌, 팔아 돈을 벌려는 '역 골드러시'의 풍경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20·30세대 사이에서는 비대면 잡금 매매까지 유행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폐금업체에 금붙이 견적을 접수한 후 우편으로 금니 등 보유한 금을 보내 계좌로 돈을 받는 방식입니다.

시중은행을 통해서 금에 간접 투자하는 '골드뱅킹'도 인기입니다.

신한·우리·KB국민은행 골드뱅킹 계좌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5천139억원으로, 지난해 말 잔액이 5천31억원인 것에 비하면 108억원가량 늘어나, 실제 자금이 금으로 유입되는 추세를 보여줍니다.

그렇다면 금값, 왜 이렇게 오른 것이고, 앞으로 계속 올라 40만원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금값, 왜 이렇게 오른 거지?이번 금값 급등은 미국채 금리 하락과 대형 국제 은행의 금융 불안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올해 안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일축했는데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사이클 후반이라는 인식이 강화돼, 미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금 투자 매력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금값은 대체로 실질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대표적인 실질금리 지표인 미국채 10년물과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국제 금 가격이 많이 올랐고, 원·달러 환율도 2~3월에 많이 올랐기 때문에 국내 금가격이 사상 최고치까지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며, "달러화 강세와 선진국 은행권 위기가 금값 오른 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습니다.

개별 은행의 건전성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도 금값이 오른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게 화폐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면 금에 대한 수요가 올라가는 경향이 생긴다"며, "최근에는 아무래도 SVB 파산부터 시작해서 금융 불안 등의 이슈들이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금은 경기 침체가 현실화되는 국면에서 투자 수요가 급증합니다.

실제 각국 중앙은행들도 최근 금을 서둘러 매집하고 있는데요.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량은 1천136톤으로, 1967년 이후 55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또, 증권업계에 따르면, ETF 금 보유량도 지난해 4월 이후 감소했지만, 최근 상승 전환해 9천289만 4천온스로, 지난 2월 수준으로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ETF와 같은 금융 관련 금 수요보다는 골드바 수요와 중앙은행 금 매입량 비중이 커졌습니다.

40만원까지 갈까…지金 사야할까?금 가격, 계속 이렇게 쑥 쑥 오를까요?

증권사들은 대체로 금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온스당 2천100달러, 대신증권은 2천70달러, 이베스트투자증권은 2천달러 등으로 금 가격 최고치를 관측했습니다.

외국계 금융투자사는 최고치를 2천500달러~2천6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봤을 때는 너무 오른 금 가격이 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투자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또,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매수, 미·중 무역 마찰 등 정치적인 부분도 금 수요를 계속 자극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임환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신흥국의 투자도 견고한 상황이고, 단기적으로 금리 급등 가능성이 있음에도 선진국의 경기 둔화를 반영하면 실질 금리가 하락할 여지는 아직 남아 있다"며, "이렇게 된다면 금 가격도 상방 압력을 더 많이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한편으로는 국내 금 가격이 고평가 돼, 어느 정도 조정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국제 금 가격은 미국 실질금리와 반대로 가는 경향이 있는데, 미국 실질금리의 추이를 비교해 보면, 국제 금 가격이 조금 과대평가 됐다고 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원·달러 환율도 당분간 몇 달 정도는 고공행진 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1천300원대가 계속 유지되기는 힘들다고 보고 있어서, 국내 금 가격이 지금 국제 금 가격과 달러화 강세 때문에 상대적으로 상당히 고평가 됐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따라 백 연구원은 "조금 길게 보면 위보다는 아래쪽을 의식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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