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국채지수 편입 불발…'예상된 결과', 왜?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3.31 09:26
수정2023.03.31 09:30
[세계국채지수(WGBI)를 관리하는 FTSE러셀이 한국의 WGBI 관찰대상국 유지를 알린 현지시간 30일 보도자료. (사진=FTSE 러셀그룹)]
오늘(31일)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불발됐습니다.
업계에선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 우세합니다. 조기 편입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외환시장 선진화 등 일부 개선점이 필요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다음 결정 시기인 오는 9월엔 편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WGBI를 관리하는 FTSE러셀은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은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다"라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시장 당국이 시장구조와 자본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몇 가지 계획을 발표한 뒤, 이를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면서 "추후 시장 접근성 수준 개선에 대한 국제 투자자들의 실제 경험을 평가하기 위해 제안된 개선안이 시행되면 시장 참가자의 피드백을 계속 지켜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FTSE러셀 측이 언급한 도입했거나, 추진 중인 제도 개선안엔 외국인 국채 투자 이자·양도소득 비과세 시행, 국제예탁결제기구 국채통합계좌 개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도(IRC) 폐지,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이 있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이번 유보 조치는 당장은 WGBI 편입 요건을 갖추진 못했지만, 시간을 두고 평가해보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앞서 FTSE는 지난해 9월 한국을 관찰대상국에 포함했습니다.
FTSE는 통상 3월과 9월에 세계국채지수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하는데, 관찰대상국 선정 이후 지수 편입 검토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 소요됩니다.
이에 3월 조기도입설도 있었지만, 실제 편입 시점은 9월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시장에선 지배적이었습니다.
김명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늘 낸 보고서를 통해 "올 3월 한국 채권시장의 접근성 레벨은 상향 조정됐으나 일부에서 기대했던 (WGBI) 조기 편입은 무산됐다"라면서 "FTSE러셀은 공식발표를 통해 한국의 저평가 항목 중 일부 개선 계획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며, 개선 일정도 내년 하반기까지 연장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김 연구원은 "현재 한국 정부는 WGBI 편입을 위해 외국인들의 국채와 통안채(통화안정증권) 투자에 비과세를 적용했고, 외환시장도 선진화 및 거래시간 연장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결제 프로세스 개선과 글로벌 예탁기관 이용 편의성을 위한 유로클리어(euroclear·국제예탁결제기구 명의 통합계좌) 도입 등 2차 과제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면서 "다음 결정시기는 9월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지난 10일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국고채 시장의 WGBI 지수 편입은 유력하다"라면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정량적 편입 조건은 충족해 왔는데, 정성적 부분은 미흡했던 제도와 시스템이 대부분 조기 개선 및 시행될 가능성이 높아 연내 편입에는 무리가 없다는 판단이 나온다. 다만, 편입 시기는 9월이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지난 17일 보고서를 통해 "WGBI 편입이 이르면 3월에도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으나 9월 편입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시장접근성 등 등급 상향 조정을 등재 이후 최소 6개월의 검토기간을 걸쳐 이뤄지므로, 국내는 올 9월 WGBI 잠재적 포함 발표 이후 2024년 3월부터 실제 편입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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