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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 사태 이후 외국인, 한국 채권 대거 사들여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3.30 08:30
수정2023.03.30 08:59


외국인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한국 채권을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늘(30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어제까지 외국인은 원화채권을 총 11조 941억 원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월별 외국인 순매수 규모로는 12조 753억 원을 기록한 지난해 6월 이후 최대 기록입니다. 

국고채가 7조 5천억 원, 통안채가 3조 6천억 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지난해 7월 외국인의 원화채권 잔고는 230조 원대 수준까지 올라갔으나 미국의 통화정책 압박과 국내 레고랜드 사태 등이 겹치며 줄어들었습니다. 

지난해 말엔 외국인 보유 국고채의 만기가 대규모로 도래했지만,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잔고는 점점 줄었습니다. 결국 지난 1월엔 3조 4천억 원어치를 순매도하기도 했었습니다. 

원화채권 순매수 증가의 배경은 차익거래 유인 회복이 꼽힙니다. 

한국 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의 일부는 보유한 달러화를 담보 삼아 외환시장에서 원화를 빌린 뒤 국고채·통안증권 등에 투자하는데, 원화채권의 금리와, 원화 조달비용 간 가격 차를 이용해 이익을 얻곤 합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주로 사들인 원화채권은 만기 1년 이하의 단기물인데, 시기상으로는 SVB 사태 발생 직후인 3월 셋째 주부터 집중적으로 순매수에 나선 겁니다. 

결국 SVB 사태 이후 불거진 은행 리스크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완화 기대감으로 이어지자, 원화채권 매수가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SVB 사태와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글로벌 중앙은행의 추가적인 과잉 긴축 정책에 대한 우려가 완화된 점이 외국인 원화채권 순매수 확대에 영향을 줬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SVB 사태 이후) 미국의 최종금리에 대한 예상치가 낮아지고 조달 금리도 낮아지면서 외국인의 차익거래 유인이 높아진 것"이라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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