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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 빠지는 반도체·배터리 전쟁…정부 협상 '제자리'

SBS Biz 신채연
입력2023.03.29 17:45
수정2023.03.29 18:22

[앵커]

3나노 양산 얘기 나온 게 얼마 전인데 삼성전자와 TSMC는 벌써 2나노 선점을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 경쟁을 위한 설비투자 여건이 녹록지 않다는 겁니다.

유럽이나 일본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자국에 유리한 결과를 얻어내는데 정작 우리 정부는 별 다른 진전이 없습니다.

여러 독소조항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반도체 보조금을 신청하는 게 맞는지를 두고 기업의 고심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신채연 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TSMC가 2나노 공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죠?

[기자]

TSMC는 대만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신주 지역에 2나노 공장을 건설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개 공장이 들어서는데 TSMC는 공장 하나당 20조원씩, 총 80조원을 투자합니다.

TSMC가 2나노 공정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삼성과 줄어드는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삼성은 지난해 6월 3나노 양산에 성공했고 TSMC는 이보다 6개월 늦은, 지난 12월에 양산을 시작했습니다.

[앵커]

2나노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삼성이 긴장을 늦출 수 없게 됐는데, 이런 가운데 미국 반도체 보조금 때문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죠?

[기자]

미국 정부는 반도체 보조금 신청 기업에 수율까지 요구했습니다.

결함 없는 합격품의 비율을 뜻하는 수율은 기업 경쟁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입니다.

미국 정부를 통해 외부에 유출될 경우 국내 기업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겁니다.

보조금 신청을 두고 기업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정부의 협상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입니다.

[연원호 /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 보조금 관련된 상무부의 조치는 이미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무부가 이 보조금 기준을 어떻게 운용하는지, 운용에 있어서 우리 기업에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우리 정부가 협상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보조금과 관련해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삼성전자는 "보조금 신청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결정하더라도 신청 사실을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오늘(29일) 주주총회에서 미국 반도체 보조금 신청에 대한 질문에 "많이 고민해보겠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일본이 미국의 전기차 보조금 규제와 관련해 정부 차원에서 해법을 찾아냈는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일본과 치열한 순위 경쟁에 나선 현대차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입니다.

[김도형 / 한국전기차배터리협회 과장: 아시아는 혜택을 받는 나라가 일본밖에 없는 상황이 된 거죠. (국내 기업이) 아시아에선 뒤처진 상황이 돼버린 거죠. (정부가) 협상을 시도했는데 실패로 돌아갔고, 결국에 해결이 안 되다 보니까 외교적인 부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앵커]

신채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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