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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일리지 꼼수가 부른 화근…대한항공·아시아나 결혼 골인할까?

SBS Biz 박채은
입력2023.03.28 15:39
수정2023.03.29 16:21


아시아나항공이 해외 경쟁당국으로부터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 승인을 조속히 받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략기획본부장이 팀장이던 기존 TF를 대폭 강화해 '전사 기업결합 TF'를 발족했다고 어제(27일) 밝혔습니다.

원유석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팀장으로 한 TF는 임원 7명을 포함해 42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됐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은 유럽연합(EU) 등 해외 경쟁당국이 요청하는 자료가 방대해짐에 따라 실무 인력을 추가 보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한항공은 각국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을 얻기 위해 100여 명 이상의 임직원이 다섯 개의 팀을 꾸려 TF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해외 경쟁 당국의 결합 심사가 막바지 단계인 상황에서 기존에 업무를 수행하던 조직이 있음에도 TF를 발족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입니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합병이 임박한 시점에서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조금 더 체계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어 TF를 구성했다"고 밝혔습니다.

EU 집행위, 8월까지 심사 연장…'시금석' 미국, 기한 없이 보류 중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와 해외 결합심사는 국내외 14개 경쟁 당국 중 11곳을 통과한 상태입니다. 현재 일본, 유럽, 미국 등 3곳만 남겨 놓고 있습니다.

최근 EU 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2단계 심사 기한을 기존 7월 5일에서 8월 3일로 미뤘습니다.

EU 집행위는 앞서 2단계 심사에 착수하면서 양사 합병으로 발생하는 독과점으로 인해 유럽경제지역(EEA)과 한국 사이 여객 및 화물 운송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도 항공사 기업결합에 대해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11월 승인 결정을 미루고 기한 없이 심사를 보류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미국 당국이 대한항공의 M&A 심사 절차를 까다롭게 진행하고 있어 합병에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양사의 기업결합이 완료되려면 필수 신고 국가인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4개국의 승인을 반드시 받아야 합니다.

미국과 유럽의 심사 속도가 더뎌지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의 당초 구상했던 상반기 완료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심사기한 연장에 마일리지 개편 논란까지…곳곳에 난관

4월부터 실시 예정인 마일리지 개편이 주무부처 장관으로부터 비판을 받은 점도 주목됩니다.

대한항공은 마일리지 개편을 통해 부채를 줄이려다 여론에 뭇매를 맞았습니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므로 부채로 인식되는 마일리지를 축소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부채는 2조 7천억원에 달합니다.

마일리지 개편 논란에 이어 대한항공과 아사이나의 합병 이후 항공료 인상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이에 대해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아시아나와 합병에 성공하면 대한항공의 태도가 급변할 수 있다며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양사가 합병되면 경쟁자가 없어지기 때문에 마일리지 가치가 평가 절하될 것”이라며 “시장에서 마일리지 개편, 항공편 가격 인상 등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니까 대한항공 내부에서 이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연합, 일본 3개 나라만 심사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원희룡 장관이 이번 합병을 통한 독점 문제를 공개 비판하자 아시아나항공이 TF 강화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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