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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 위기' 美 퍼스트리퍼블릭, 사주일가는 돈잔치

SBS Biz 임선우
입력2023.03.27 04:00
수정2023.03.27 07:56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에 이어 파산 위기에 몰린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B)이 사주 일가에 거액의 보수를 챙겨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키우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FRB가 2021년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제임스 허버트 현 회장 겸 창업자에게 1천780만 달러(약231억4천만원)를 보수로 줬다"고 보도했습니다.

FRB는 자산규모 2천120억 달러의 중소은행인데, 같은 기간 비슷한 크기의 뉴욕멜론은행이나 SVB에 비해 2배 가량 많은 보수를 지급한 셈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허버트 일가는 리스크 관련 컨설팅 대가 명목으로 수백만 달러를 지급받기도 했습니다.

허버트 회장의 처남 제임스 힐리가 소유한 컨설팅업체 카프카 아이벡스는 '투자 포트폴리오, 리스크 관리, 금리·경제 전망' 등을 주제로 한 자문 업무를 제공하는 대가로 2010년부터 돈을 받았고, 2021년 한 해에만 230만 달러(약29억9천만원)을 받아갔습니다.

허버트 회장의 아들은 같은 은행에서 대출부서 감독 업무를 하며 350만 달러(약45억5천만원)을 받았습니다.

다른 은행에 고용된 CEO의 가족 직원들 급여가 통상 25만 달러 (약3억3천만원) 정도인 점에 비교하면 약 14배나 많은 금액입니다.

퍼스트리퍼블릭 은행 측은 사주 일가에 지급된 거액의 보수에 대해 "우리 은행은 가족 구성원 거래와 관련한 내부 지침이 있으며, 해당 내역을 매년 전부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2021년 허버트 회장이 고액의 CEO 연봉을 받은 건 "2016∼2021년 S&P500 지수에서 동종업계 평균을 능가하는 실적을 기록하고, 강력한 주주 수익 환원이 이뤄진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FRB는 위기설이 확산한 지 한참 후인 지난 22일이 돼서야 경영진이 올해 보너스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으며, 특히 허버트 회장은 급여는 물론 지분 관련 보상도 수령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FRB 뿐만이 아닙니다.

이번 은행 위기 사태의 도화선이 된 SVB의 경우 파산하기 불과 몇 시간 전에 직원들이 성과급을 받았다는 소식이 알려져 비판을 받았습니다.

고객 자산은 보호받지도 못할 위기 상황에서 은행원들이 제 밥그릇 먼저 챙긴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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