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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 '20% 수익보장'에 투자액 47배 폭증…美 회계사도 속아

SBS Biz 안지혜
입력2023.03.25 14:01
수정2023.03.25 14:04

가상자산 '테라·루나 폭락' 사태를 일으킨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체포된 가운데 그가 수십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미국과 한국의 수사 당국은 권씨가 복잡하고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테라·루나 생태계'라는 그럴듯한 가상자산 구조를 설계하고, 이 시스템이 계속 수익을 창출해내면서 유지될 것처럼 꾸며 투자자들을 기만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권 대표는 2021년 3월부터 테라를 예치하면 19~20%의 수익을 돌려주는 '앵커 프로토콜'을 내세워 투자자들을 유인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의 고발장에 따르면 테라 유통량은 발행 초기만 해도 3억 테라 미만이었지만, 최대 20% 수익을 보장한다는 '앵커 프로토콜' 출시 이후 투자액이 47배 가량 폭증했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권 대표 등이 시장에 개입해 시세 조작에 나섰지만 지난해 5월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서 시스템이 붕괴해 루나, w루나, MIR 등 모두 4백억 달러, 우리 돈 약 51조3천6백억 원 가량의 시장 가치가 증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테라·루나 투자자들 가운데는 미국의 회계사, 정보기술 엔지니어, 약사 등 고학력 전문직 종사자도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증권거래위원회는 피해자들이 "기술적인 전문성이 부족했다"며 "투자 경험이 많지 않고 단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테라와 '앵커 프로토콜'에 대해 알게 됐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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