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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까'페] 베이징 향하는 이재용·팀쿡…미중 패권 다툼 속 '눈치와 실리 사이'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3.24 17:00
수정2023.04.07 15:46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오는 25일부터 중국 베이징에서는 '중국발전포럼'이 열립니다. 중국 행정부인 국무원 발전연구센터가 주최하고 중국발전연구기금이 주관하는 행사입니다.

'경제 회복:기회와 협력'을 주제로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리는데, 치열한 미중 경제 패권다툼 속 글로벌 기업의 거물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돼 더 눈길을 끕니다. 팀 쿡 애플 CEO와 앨버트 보울라 화이자 CEO, 아민 핫산 나세르 아람코 CEO 그리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각 분야 세계 굴지의 기업 CEO들이 초대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은 시진핑 3기 체제 지도부와 만납니다. 중국에서는 리창 신임 총리를 포함 시진핑 3기 주요 부처 책임자와 중앙 국유기업, 금융회사 수장 등이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명함은 주고받아야겠는데…'눈치와 실리 사이'
표면적으로는 중국 현지 정계, 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의견을 교류하는 단순한 차원으로 보일 수 있지만, 글로벌 거물들의 걸음은 '눈치와 실리 사이' 측면의 복잡한 셈법이 있습니다.

포럼 주최 측은 “글로벌 도전에 대응해 세계 경제 회복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이 모든 국가에 이익이 될 것”이라며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반도체와 배터리 등에서 미국이 거세게 압박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최우선 과제로 제시하기도 한 ‘내수 시장 확대’를 위해 투자 확대를 요청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재용 회장 입장에서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투자 제한 방침이 발표된 직후에 나서는 중국 방문입니다. 미국이 중국 내 반도체 공장 생산능력 확장에 제동을 건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중국 반도체 사업을 어떻게 끌고 나갈지도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립니다.

또 중국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애플과 퀄컴을 초청한 것에서 반도체 협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불과 며칠 전에 반도체법 '가드레일' 세부 규정이 나온 만큼 뚜렷한 접점을 찾기는 힘들 수 있습니다.

美 기업들, 베이징에 CEO 대신 임원진 보내
미국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는 분위기 속, 미국 기업 CEO들의 참석 규모가 예전보다 확 줄었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기업 상당수가 CEO 대신 임원진을 보냈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과거 중국 투자의 이점이 중국에 대한 정치적 비판과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상당 부분 상쇄된 상태”라며 “이번 포럼에 참여한 기업들이 미 의회의 조사를 받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이 있어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은 공화당 대표 반중 인사인 마이크 갤러거 하원 의원이 이끄는 '중국특별위원회'를 의회에 설치하면서 견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이재승 고려대 국제학부 교수는 "중국 문제에 있어서는 미국 행정부와 의회가 하나로 묶여 있다"며 "미국과의 소위 얼라이언스(동맹)이 가까운 순서대로 압박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이 이제는 미국과 본격적인 대결 구도를 인정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자기중심으로 만들기 위해 기업들에 맞불 특혜를 주겠다고 할 것으로 보인다"며 "자신감이 있는 만큼 이번 행사에 대거 불렀는데, 막상 오지 않은 기업들에 대한 일종의 뒤끝을 보일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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