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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주영 손자'·'노현정 남편' 건설사, 법정관리 신청…자금난 직면

SBS Biz 김완진
입력2023.03.24 10:29
수정2023.03.24 16:21

‘현대 썬앤빌’ '현대 헤리엇' 등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중견건설업체 HN Inc가 지난 2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HN Inc는 범현대가 일원이자 노현정 전 아나운서 남편인 정대선씨가 최대주주인 회사로, 임직원 수 370여 명에 지난 2021년 기준 연매출 2837억 원 당기순이익 3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원래 사명은 현대BS&C였으나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상표 사용에 제동을 걸면서 2021년 1월 사명을 바꾼 바 있습니다. 지분 81%를 보유한 최대주주 정대선씨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4남인 고(故) 정몽우 회장 아들입니다.

올해 급격한 자금난에 직면하면서 법인회생에 이르게 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법원은 회사가 신청한 포괄적 금지명령과 보전처분을 검토한 뒤 이를 받아들일지 결정할 예정입니다.

포괄적 금지명령은 법원이 회생 절차 개시 신청에 대한 결정 전까지 모든 채권을 동결하는 조치로, 채권자들이 법원 허가 없이 강제집행을 할 수 없고 법인도 임의로 재산을 처분할 수 없게 됩니다.

법원은 또 회사가 공익적 가치가 있는 기업인지, 제삼자 인수 가능성은 없는지 등을 따져보고 보전처분 결정을 내리는데, 재산보전처분이 내려지면 임금과 조세, 수도료, 전화료 등을 제외한 모든 기존 채무를 상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법정관리 신청 전 대주단과 소송전도
HN Inc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전에 대주단(대출 금융기관 단체)과 소송전을 벌인 것으로도 전해졌습니다.

대주단은 HN Inc가 법정관리 신청 직전 건설(존속법인 에이치엔아이앤씨)과 IT(신설법인 에이치엔아이엑스) 부문으로 물적분할한 과정이 적법하지 않다며 분할 무효 소송을 제기했는데, 채권자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회사를 분할하고 매각하는 등 회사 자산을 변경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HN Inc는 주거 브랜드 '헤리엇'과 도시형 생활주택 브랜드 '썬앤빌'을 론칭하는 등 건설사업을 벌려 왔지만, 업황 악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부실화로 유동성이 고갈되고 재무구조가 나빠져 채무 상환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에 지난해 말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회사를 건설과 IT 부문으로 쪼개는 물적분할을 단행했는데, 이후 투자유치 명목으로 신설법인인 에이치엔아이엑스 지분 절반 가량을 범현대가 관계사에 약 2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에이치엔아이엑스는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HL(옛 한라그룹), KCC그룹 등 범현대가 관계사가 주 고객인 IT 서비스 전문기업으로 지난해 약 700억원의 매출과 1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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