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Biz

오세훈 "주민 원하면 마포 소각장 전면 지하화 않을 수도"

SBS Biz 이한나
입력2023.03.21 13:46
수정2023.03.21 14:20

[현지시간 20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자원회수 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찾아 설계업체인 BIG 비야케 잉겔스 대표의 설명을 듣는 오세훈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들어설 자원회수시설의 100% 지하화 계획을 주민 의사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유럽 출장 중인 오 시장은 현지시간으로 어제(20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친환경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를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오 시장은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은 100% 지하화하거나 50% 혹은 80% 지하화할 수도 있다"며 "유연하게, 융통성 있게 열어뒀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상암동 소각장을 100% 지하화하겠다는 기존 서울시 계획과는 결이 다른 발언입니다.

오 시장은 "100% 지하화가 유일한 해법인지 주민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다 보면 상당히 진전된 방향에서 얘기가 될 수도 있다"며 "아마게르 바케처럼 창의적인 용도, 외관, 재미있는 디자인이 나오고 주민이 그게 낫겠다고 생각하면 몇%가 됐든 지상으로 올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가능성을 열어놓자는 차원"이라며 지상화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덴마크 코펜하겐 자원회수시설 '아마게르 바케' (서울시 제공=연합뉴스)]

2017년 가동을 시작한 아마게르 바케는 오염물질 배출을 유럽연합 기준보다 엄격하게 관리하면서 폐기물을 태워 만든 열과 전력을 인근 지역에 제공합니다.

또 소각장 지붕에 조성된 인공 언덕에서는 사계절 내내 스키를 즐길 수 있어 '코펜힐'(Copenhill)로 불리기도 합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 새로운 광역자원회수시설 후보지로 마포구 상암동 현 소각장 부지를 선정했습닌다.

하루 처리 용량 750t 규모의 기존 소각장 인근에 더 큰 규모의 소각장까지 들어서게 되자 마포구와 상암동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시는 상암동 자원회수시설 건립을 위해 지난해 말부터 지난달까지 세 차례 환경영향평가 초안 주민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이달 7일 공청회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이후 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 작성, 주민 공람, 한강유역환경청과 협의를 거쳐 오는 5월에 지정 고시를 할 예정입니다.

장기적으로 상암동 자원회수시설을 주변의 환경적 장점을 살린 랜드마크로 조성한다는게 서울시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시는 올해 안에 랜드마크 조성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을 추진해 기본 구상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또 후보지뿐 아니라 인근 월드컵공원 일대를 포함하는 15만㎡ 규모의 마스터플랜도 준비할 계획입니다.

주민 반발과 관련해 오 시장은 "우리가 저신뢰 사회다 보니 소각장 배출물질에 유해성이 없다고 말해도 안 믿는 경향이 있다"며 "상암동(기존 소각장)은 연기가 진하게 나오지 않는데 바람이 주거지 쪽으로 잘 안 부는 게 눈에 띄게끔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나 수증기를 보여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설득을 계속 시도할 것"이라며 "서울로 돌아가면 새로운 소통 기회를 가져서 건강상 위해가 없다는 점을 주민께 잘 전달해 불필요한 오해가 줄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SBS Medianet & SBS I&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이한나다른기사
신흥국 채권시장, 재정적자 개혁 주목…아르헨·남아공 등 선호
불확실성 커진 프랑스 경제…"시장이 가장 두려워한 총선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