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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결제 시장 지각변동?…오늘부터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SBS Biz 오정인
입력2023.03.21 09:13
수정2023.03.21 17:25

[21일 오전 열린 애플페이 기자간담회에서 애플 관계자가 아이패드를 통해 애플페이 결제를 하는 모습을 시연하고 있다.]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국내 정식으로 출시됐습니다. 지난 2014년 글로벌 출시 이후 9년 만입니다.

21일 현대카드는 자사에서 발급한 비자 및 마스터카드, 국내 전용카드를 애플페이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애플페이는 아이폰과 애플워치, 맥과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의 지갑 앱에 카드를 추가하면 온·오프라인 가맹점이나 인앱 결제시 이용 가능합니다.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과 앱 및 웹사이트에서 결제가 가능하며, 대중교통에선 사용할 수 없습니다.
 
[아이폰을 이용해 애플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애플)]

가맹점에서 애플페이 결제 시 측면 버튼(Touch ID기기의 경우 홈버튼)을 두 번 누른 뒤 아이폰 또는 애플워치를 결제 단말기 가까이 대면 비접촉식 결제가 이뤄집니다. 또, 아이폰과 아이패드 및 맥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해 배송 및 카드 정보를 매번 입력할 필요 없이 앱 또는 iOS16의 Safari를 포함한 써드파디 웹브라우저에서 더 빠르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애플워치 앱 결제에도 사용 가능합니다.

모든 애플페이 구매는 Face ID, Touch ID 또는 기기 암호로 인증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애플페이는 철저한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고객이 애플페이를 이용할 때 카드번호는 애플 서버는 물론 개인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습니다.

카드번호가 아닌 고유의 기기 계정번호가 생성돼 암호화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단말기 내부 Secure Element라는 칩 안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Secure Element는 업계 표준 인증을 받은 보안 칩으로, 전자결제 관련 금융업계 요구사항을 준수해 결제 관련 정보를 안전하게 저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애플워치를 통해 애플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사진=애플)]

애플페이 설정하는 방법도 간편합니다. 현대카드 고객은 애플 기기에서 지갑 앱을 열고 '카드 추가(+)'를 클릭한 뒤 안내 절차에 따라 자신이 보유한 현대카드를 추가하면 됩니다. 또, 현대카드 앱 내 'Apple 지갑에 추가' 버튼을 누르고 안내 절차에 따라 애플페이에 사용할 신용카드를 추가해도 바로 이용 가능합니다.

애플페이를 이용할 때도 현대카드가 제공하는 리워드 및 혜택을 동일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비자 및 마스터카드 브랜드 해외 겸용 신용카드를 애플페이에 설정하면 해외에서도 국내와 동일한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애플페이는 이날부터 현대카드에서 발행한 비자, 마스터카드, 국내 전용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를 통해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 카드는 현재 지원되지 않습니다.

이날 오전 현대카드와 애플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애플페이 국내 서비스 개시를 알리는 기자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던킨 올비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이 21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애플)]

이 자리에서 던킨 올비 애플페이 인터내셔널 총괄은 "애플은 한국 사용자에게 보다 나은 경험을 제공하고 삶을 향상시키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방식을 늘 모색하고 있다"며 "애플페이를 CU, GS25와 같은 편의점, 폴바셋과 같은 커피 전문점, 롯데백화점과 같은 백화점, 코스트코, 홈플러스나 롯데마트와 같은 슈퍼마켓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애플페이는 전세계 70여개 이상 국가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약 1만여개 은행과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를 통해 지갑 앱에서 사용자의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설정한 뒤 애플 기기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던킨 올비 총괄은 "애플페이는 철저한 보안 및 개인정보 보호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며 "매장에서 애플페이를 쓸 때 애플은 고객이 무엇을, 어디에 구매했는지, 얼마나 결제했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제 정보는 고객과 가맹점, 은행이나 카드 발급사 간에만 유지됩니다. 또, 만약 사용자가 기기를 분실하거나 도난당했더라도 '나의 찾기'를 통해 결제기능을 잠금 또는 중단할 수 있습니다.
 
[21일 오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애플페이 출시를 기념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애플)]

이어 무대에 오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자신이 16년 전 처음 사용했던 아이폰을 보이면서 "지난 16년동안 아이폰이 제 생활과 삶을 바꿨다"며 "이러한 아이폰에 아주 중요한 기능이 추가됐다. 바로 애플페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러면서 애플페이 출범과 동시에 EMV(Europay Mastercard Visa) 승인 방식과 근접무선통신(NFC) 단말기가 국내 첫 선을 보이는 데도 의의를 뒀습니다. 정 부회장은 "애플페이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국제적으로 통용되던 EMV 승인 방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되는 날이기도 하고, 우리 생활에서는 간편하고 훨씬 안전한 NFC 단말기가 확산되는 날이기도 하다"며 "이제는 더이상 '신용카드를 다시 한 번 꽂아주세요'라는 말을 들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가 열리기 전부터 애플페이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습니다. 정 부회장은 "오전 기준으로 17만명정도가 애플페이 등록을 마쳤다"며 "오후에는 더 많은 분들이 이용하게 될텐데 이런 경험이 확산되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애플페이가 21일부터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은 홈플러스 강서점 자율계산대 카드 단말기에 애플페이 스티커가 부착된 모습.]

마침내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 들어서자 간편결제 사업자들과 카드업계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삼성페이가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다만 당장 사용 가능한 가맹점이 제한적이라는 점은 변수로 꼽힙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보고서를 통해 삼성페이와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이 리드하고 있는 국내 간편결제 시장에 애플페이가 적지 않은 여파를 끼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국내 300만여개 가맹점 가운데 애플페이 결제가 가능한 NFC 단말기가 보급된 곳은 10% 미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과 같이 기존에 NFC 단말기가 설치돼 있더라도 애플페이가 전송하는 정보를 받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 하거나 단말기를 교체해야 합니다.

이윤정 카운터포인트 연구위원은 "올 연말 애플페이의 국내 일평균 총 거래금액은 1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애플페이가 국내 간편결제 시장내 15%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삼성페이 측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간 연합군 구성 등이 걸림돌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며 "애플페이 출시가 한국 스마트폰 시장의 삼성과 애플의 경쟁구도 자체에 역동적 변화를 불러 일으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가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웹사이트 방문자 1천8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애플페이를 가장 써보고 싶은 오프라인 가맹점'으로 '일반식당'(36.9%)과 '대중교통'(30.8%)을 꼽았습니다.

이와 관련해 애플과 현대카드 측은 향후 사용처 확대를 위해 노력한다는 계획인데, 얼마나 빠른 속도로 이용 가능한 가맹점이 늘어나는지에 따라 시장 점유율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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