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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가 인사이드] 2주째 출근 막힌 이순호 예탁원 사장…찬반 투표 '분수령'

SBS Biz 김동필
입력2023.03.17 11:12
수정2023.03.17 11:17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23대 신임 사장이 지난 15일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한국예탁결제원 본사 대강당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직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자료:한국예탁결제원 노조)]


이순호 한국예탁결제원 23대 신임 사장이 2주 동안 본사 건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가 사장으로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인데, 오늘(17일) 오후 나올 '낙하산투쟁 지속'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이 신임 사장의 첫 출근 성사 여부도 결정됩니다. 

앞서 화상으로 진행된 이 신임 사장의 해명이 직원들의 마음을 돌렸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예탁결제원 노조에 따르면 오늘 오후 4시 내부 직원을 대상으로 한 '투쟁 지속' 투표 결과가 나옵니다.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이면, 노조는 이 신임 사장을 대상으로 한 출근 저지 투쟁을 중단할 방침입니다. 

투표 결과에 따라 변수는 있지만, 과반 이상 찬성할 경우 이 사장은 오는 20일 뒤늦은 취임식을 가질 것으로 보입니다. 

'낙하산 반대' 외친 노조 출근 저지로 2주째 부산 본사 출근 못 해 
앞서 지난 3일 예탁결제원 사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이 신임 사장은, 노조 반대로 2주째 부산 본사 근무를 못하고 있습니다. 

노조는 이 신임 사장이 자본시장 비전문가이고 지휘감독 등 행정경험이 없어 수장으로 적합하지 않고 낙하산 인사라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습니다. 

노조의 반대에도 금융위원회의 승인이 떨어지자, 노조는 지난 3일부터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한국예탁결제원 본사 앞에서 "예탁원 사장은 연습하는 자리가 아니다", "사퇴하라" 등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출근을 막고 있습니다. 

이런 노조의 반발은 지난 2013년부터 이어진 관료 출신 사장에 대한 반발감으로 풀이됩니다. 

20대 사장을 지냈던 유재훈 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을 비롯해 21대 사장을 역임한 이병래 현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 모두 금융위 출신입니다. 또 이명호 22대 사장도 금융위 구조개선정책관, 자본시장조사심의관을 지낸 금융위 출신입니다. 

더욱이 이 신임 사장은 대선 캠프 출신 인사라는 점이 더 큰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보입니다. 부산 동인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캠프에 경제 분야 싱크탱크 구성원으로 참여했으며, 인수위에서 비상임 자문위원을 지냈습니다. 

15일 열린 '청문회' 변곡점될까…17일 오후 4시 '찬반' 결과 나와
출근 저지를 이어가던 노조 측은 이후 내부 여론을 가감 없이 전달하고 이 사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지난 15일 BIFC 대강당에서 청문회가 열었습니다. 서울 사옥 직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본사와 서울 사옥을 화상 중계 시스템으로 연결했고, 본사에서 100여 명, 서울 사옥에서 7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15일 오후 2시 30분부터 5시까지 2시간 넘게 진행된 청문회에서 이 신임 사장은 그동안 노조가 제기한 문제에 관해 진솔하게 해명하고, 직원 질문에 답했습니다. 

먼저 '낙하산' 논란은 부인했습니다. 이 신임 사장은 "김소영 금융위위원회 부위원장과 같은 대학교를 나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캠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함께 일한 것은 맞지만, '친구찬스'는 없었다"라면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장으로 선임됐고, 자본시장 전문가는 아니지만 예탁결제원 업무와 관련한 연구 경력이 있고, 관심도 많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신임 시장으로서의 포부도 밝혔습니다. 

이 신임 사장은 "회사가 산적한 대내외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발로 뛰겠다"라면서 "창립 50주년이 내년인데, 별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외부 컨설팅을 진행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하겠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함께 갑시다'를 슬로건으로 원의 우려와 걱정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라며 설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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